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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마일한문샘 Oct 03. 2022

박은철의 『주간 인물 한국사』(2021)

내 마음이 말랑해지는 순간

읽은 날 : 2021.4.30(금)~5.1(토)

쓴 날 : 2021.5.2(주)

면수 : 144쪽


"다른 이의 눈으로도 세상을 보자고, 스스로에게 갇히지 말자고 글쓰기는 설득했다. 내 속에 나만 너무도 많지는 않도록. 내 속에 당신 쉴 곳도 있도록."(이슬아, 『부지런한 사랑』, 7쪽)

『주간 인물 한국사』 읽으면서 윗글과 꼭 닮았단 생각을 했습니다. 1주일에 한 명(저는 한꺼번에 보았지만), 주몽부터 손기정까지 역사 인물 읽다 보면 "글로만 배웠던 역사가 내 삶 안에 안겨"(5쪽) 오곤 했습니다. 기쁨과 슬픔, 설렘과 안타까움. 위트 있는 그림과 인물마다 붙은 해시태그는 보너스.


초등학생 책이지만 한문선생인 저에게도 새롭고 낯선 이야기가 종종 보입니다. 고구려 때 왕산악이 만든 거문고의 모양이나 기능이 지금까지 거의 그대로라는 것(19쪽), 신라 뜻이 "왕의 덕은 날로 새로워지고 천하를 그물처럼 아우른다"(20쪽) 같단 글을 유심히 읽었습니다. 책장 넘기며 이야기에 빠져들다 보면 바쁘고 서걱거리던 마음이 말랑해지곤 했습니다. 아이의 눈과 어른의 마음으로 21세기 어느 날 옛사람을 만나는 순간!


"한자를 알면 마치 화석 같았던 역사의 부분들이 다르게 느껴질 거예요. 글자가 생명을 얻고 꿈틀댄다는 것을요."(4~5쪽) 한 달 전쯤 언뜻언뜻 읽으면서 공책에 옮겨 쓴 글을 다시 새깁니다. '한 자 한 자 익히는 한자' 부분도 차근차근 다시 보고, 잊었거나 잘 몰랐던 건 틈틈이 익혀야겠습니다.


<마음에 남은 글>


내 이름 '소수림(小獸林)'은 한자로 뜻을 풀어 보면 '작은 동물들이 사는 숲'이란 뜻이야. 할아버지 미천(美川)왕은 '아름다운 시냇가', 아버지 고국원(故國原)왕은 '고국의 들판'이라는 뜻이지. 이름이 왜 이런지 궁금하지? 이건 모두 왕이 죽고 나서 묻혔던 장소를 나중에 이름으로 붙였기 때문에 그래. 15쪽, 소수림왕


경주 남산을 금오산이라고도 해. 금오(金鰲)라는 한자 뜻처럼 이곳을 처음 봤을 때 햇빛을 받아 빛나는 화강암 고개들이 마치 커다란 황금빛 자라 같이 보였어. 67쪽, 김시습

- 『금오신화(金鰲新話)』의 '금오'가 그 뜻이었네요. 배울 게 참 많습니다. :-)


내 호는 벗 우(友)와 집 당(堂)을 합쳐 우당이야. 이 세상 누구나 높낮이 없이 친구가 되어 살아가는 집을 꿈꿨거든. 105쪽, 이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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