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인터넷 초창기에 한문 정보 검색하다 현직 한문선생님이 운영하시는 홈페이지를 찾았습니다. <이야기 한자 여행>, <21세기 사이버 유림학당>, 세월의 흐름 속에서 이름으로 남았지만 오래 기억하는 사이트들. "http://www.hanja.pe.kr" 도메인*이 간결해서 찾아보니 pe는 개인(person), kr은 korea의 줄임말입니다. 국가도메인 "pe.kr" 쓰려면 어떻게 원래 서버와 연결하고 사용료를 내는지 정리하면서 '언젠가는 나도!' 마음을 다졌습니다.
밀레니엄 시대 앞두고 무료 계정으로 개인 홈페이지 열어 한문수업 자료를 공유해 주시는 선생님이 늘었습니다. 무료 서버 용량은 보통 5MB. 지금이야 휴대폰 사진파일 하나 분량이지만 그때는 꽤 컸습니다. 임용고사 재수, 3수할 때 선배 선생님 글과 자료 보며 꿈이 흔들릴 때마다 작은 씨앗을 품었습니다. 4수하면서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던 해부터 저도 홈페이지에 학습지와 PPT, 수업일기를 올렸습니다. 온라인에서 여러 선생님이 나누어 주신 마음을 닮고 싶었습니다.
2000년대 중반 다음,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에서 블로그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한문교사', '한문수업'으로 검색하면 새로운 블로그가 종종 보입니다. 초창기 한문교사 홈페이지가 수업자료와 교과 관련 정보 중심이라면 2010년대 후반부터 부쩍 늘어난 블로그에는 한자 · 한문 자료뿐만 아니라 선생님의 일상과 취미 관련 기록도 있습니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홈페이지가 교육자료로 공공성을 갖는다면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된 2010년대 이후의 블로그는 수업을 글과 사진으로 기록하면서 개인의 정서를 담아내는 부분이 적지 않다고 봅니다.
작년에 공동연구로 소논문 쓰면서 한문선생님 홈페이지와 블로그의 역사를 정리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예비교사 시절 홈페이지 열 때 여자 선생님 사이트가 많았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블로그 시대에 접어들면서 그 소망이 곳곳에서 보여 반갑고 기쁩니다. 선생님들의 기록과 자료가 온라인에서 빅데이터로 쌓이면서 물방울이 모여 한문교육이라는 큰 바다로 출렁이는 상상을 합니다. 그 물결이 기록하시는 선생님과 읽는 분 모두에게 선하고 따뜻한 영향으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을 배우며 응원합니다.
* 약사(略史) : 내용을 짧게 줄여 쓴 역사.
* 도메인(domain) : 영역, 범위, 영토라는 뜻이 있는 단어입니다. 인터넷에서는 개인이 갖고 있는 인터넷 주소를 가리키는 말로 쓰입니다. 영문이나 한글 등 문자로 만듭니다.
* 2023년 1월 27일 현재 한문선생님 블로그 목록입니다. 올해부터 예비한문선생님 블로그도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