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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학상장 : 한문과 교과보충 후기

by 스마일한문샘

2021학년도 한문과 교과집중 보충수업이 끝났습니다. 1학년은 지난 주 수요일, 2학년은 오늘. 작년 11월부터 방과 후에 하나하나 쌓아 온 시간들을 마무리하면서 출석부와 학습활동지 정리한 파일을 열어 봅니다. 수업일기에 다 못 담은 반짝이는 순간, 때론 진지하고 어떤 날은 뭉클하던 아이들 눈빛.


교육부에서 예산이 내려왔을 때 계획서 제출하면서도 반신반의했습니다. '32강좌 중 한문 수업 신청할 친구들이 있을까?' 담당 선생님께 문의하니 1학년 둘, 2학년 하나. 평소 수업 때도 성실한 아이들이라 잘하겠다 싶었습니다. 한자를 더 잘 알고 싶고 부모님 권유도 있었답니다. 첫날 눈빛을 오래 담았습니다.


1학년은 첫날만 줌(zoom), 나머지 열한 시간은 대면으로 진행했습니다. 한문 시간에 배운 내용과 생활한자 중심으로 시간마다 학습활동지를 나누어 주었습니다. 시작할 때 앞 시간 한자로 간단하게 보는 쪽지시험이 어려웠답니다. "가끔 '내가 왜 이거 신청했을까' 생각 들지 않아요?" 둘 다 배시시.


둘이 듣는 1학년과 혼자 하는 2학년은 또 달랐습니다. 학생과 협의해서 생활한자와 주제별 한자성어 중심으로 수업을 계획하고 아이가 한자 쓰는 동안 소소한 이야기를 곁들였습니다. 학년말에 집중해서 공부하는 장점을 살려 그날그날 쪽지시험 보고 오답은 학습활동지 참고해서 스스로 정리하도록 했습니다.


아이들도 한자 실력이 늘었지만 제가 배우는 기쁨이 컸습니다. 한참 일 많을 때 가르치는 즐거움을 되찾았고, 어떻게 하면 더 잘할지 고민하면서 2학기와 내년 수업의 방향성을 얻었습니다. 동료 선생님께서 "방학까지 힘들지 않으세요?" "수강생이 좋아 괜찮아요." 마지막 수업 내용처럼 '교학상장'에 푹 젖어들었습니다.


* 교학상장(敎學相長) : 가르치고 배우면서 서로 성장한다는 말입니다.

마지막 날 한문 수업 만족도 조사 설문지입니다. 아이들 답은 파일에 끼우고 종종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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