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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마일한문샘 Mar 18. 2022

"둘이 깐부예요?"

올해 한시 첫 단원은 <동자에게 물으니>. 원래 제목은 <심은자불우(尋隱者不遇)>, 은자를 찾아갔으나 만나지 못했단 뜻이지만 시의 첫 구절인 '송하문동자(松下問童子)'로 유명한 시입니다. 작년, 재작년에 원격으로 풀어내던 단원을 등교수업하니 소소한 이야기가 늘었습니다.


국어시간 <먼 후일>과 아우르기도 하고, 중국 만화 <심은자불우>도 실시간으로 봅니다. 본문 풀이하고 한유가 가도 글 다듬어 준 까지 말하는데 ㅇㅇ이가 "둘이 깐부예요?"

"네. 11살 차이, 공시생 출신 스님과 귀족이면서 당나라 때 최고의 작가라는 신분을 뛰어넘어 깐부로 지냈답니다."


다른 반에서도 "둘이 깐부예요?"

"한유가 가도 이야기 듣고 그랬어요. "스님 그만하고 산에서 내려오세요. 공부 자금 다 대줄 거니까.""

아이들이 "와~~~!!!"

그래서 조금 더 풀었습니다. 가도는 결국 공무원 시험에 못 붙었지만 한유와 평생 친구로 지냈다고. 그리고 유명한 시인이 되었다고.


작년에 백아와 종자기의 '지음(知音)'을 가르쳤습니다. 그들의 우정도 나이와 신분을 뛰어넘었지요. '깐부' 두 글자가 훅 들어온 불금입니다.


* "50대 이상 중장년층 가운데 상당수는 어린 시절 딱지치기나 구슬치기 할 때 쓰던 '깐부'라는 말을 기억한다. 놀이자산을 함께 관리하던 가장 친한 친구를 일컫는 은어다."(이용욱, <깐부>, 경향신문 2021.10.10)

- 가도와 한유가 깐부였다면, 그들의 놀이자산은 시였을까요?

김홍도의 <월하고문(月下敲門)>. 가도와 한유를 맺어 준 구절을 그림으로 표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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