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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온 Feb 26. 2021

나의 소중한 인연들에게

16번째 기록


골목 한 모퉁이를 돌아
마음이 예쁜 사람을 만났다.
주머니에서 움켜쥐었던 종이를 꺼내
낯선 이름을 적어 보았다.
그리고 또다시 마주한 날에는
옮겨 적은 이름을 나지막이 읊조렸다.
혀를 말아 뱉어낸 이름이 마음 예쁜 사람의 얼굴에 쌓였다.
언제 이렇게 정이 많아졌는지.
고단히 걷던 골목 끝자락은 이렇게나 맑고 온화했다.
그 사람과 같이 길을 걸었다.
골목 옆 돌담이 발갛게 익어갔다.
매 순간 오늘처럼 반짝이는 날이길 바란다.

나의 소중한 인연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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