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이 지는 노을을 좋아한다.
지는 해와 다가오는 어둠의 경계를 좋아하는 편인데,
어쩌면
걷히는 어둠과 뜨는 해의 색을 좋아하는 걸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시작과 끝의, 끝과 시작의 그 과도기.
과도기에는 보통 일그러진 하루를 보낸다.
그동안 나에게 머물렀던 시간들을 떠나보내거나,
곧 다가올 것들에 대한 준비로 일과를 채우곤 하는데
사실 그 과정이 썩 반갑지는 않다.
익숙했던 것들을 털어내고 새로운 것을 체감하려는 것.
어딘가 억지스러울 수밖에 없는 시간들.
그럼에도 그 찰나의 순간은
온전히 나의 것들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 된다.
꾹 눌러쓴 그간의 생각, 감정, 행동에 대한 미련은
앞으로의 다짐과 노력으로 남는다.
오로지 나의 시간, 나의 순간, 나의 찰나.
성장의 시간들.
무언가를 놓아버린다거나,
누군가를 떠나보낸다거나.
어지럽혀진 하루들 속에서
지는 노을은 위로가 된다.
그렇게 나를 지켜보는 과정.
앞으로도 계속될 나의 노을.
,다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