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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계획 in New Zealand

'비루하나 소중한 나만의 플랜'

by 한나Kim Feb 07. 2025

  1. 게으름 탈피하기.


나는 뭔가 게으름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 사람이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그냥 게으름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내가 좋고, 게으르지만 어떤 방면으로는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열정을 가졌는데, 이게 나의 게으름에서 나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랬던 내가, 뉴질랜드에서 명상을 하다가 갑자기 '이제는 게으름을 탈피해야겠다'는 느낌이 강하게 었다. 요즘 하는 명상이 특별한 것이 아닌, 십 년 전부터 가끔씩 하던 것이라 다를 것도 없는데, 늘 읽던 구절이 갑자기 가슴에 꽂힌 것이다.


We understand causality, that it is up to us what will happen. Former thoughts, words, and actions became our present state, and right now, we are sowing the seeds for our future. 


다시 말하면 내가 늘 했던 생각과 말, 행동이 현재의 나를 만들었고, 또 지금 내가 하는 행동, 말, 생각이 나의 미래를 만든다는 것. 결국 말하고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당김의 법칙, 즉 인과관계를 나타내는 말이다.


항상 읽던 구절이었는데 그날은 갑자기 '나는 게을러'라는 말을 너무 자주 했던 거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며, 이제는 달라져야겠다 하는 마음이 솟구쳤다. 하여 뉴질랜드에게으른 나가 아닌, 부지런한 나로 거듭나려고 노력할 것이다.



  2. 몸과 마음을 좋은 에너지로 채우기.


이 집으로 이사 온 후, 아침에 일찍 일어나 스트레칭을 한 후, 명상을 하고 있다. 그래봤자 1~2주 됐지만, 그래도 마음에 여유가 훨씬 많아진 듯하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나서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도시락을 싸고, 애들과 로버트가 나가면 유튜브로 법륜스님의 명강의를 들으면서 집을 깨끗하게 청소한 후, 스트레칭을 한다. 그 후 간단하게 명상을 하며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 오롯이 나만을 위한 시간 덕분인지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 든다.


한국에서도 시간이 많았는데 왜 안 했냐?라고 물으신다면, 월화수목금 쉬지 않고 사람을 만나고 다니느라 나만의 시간이 없었다는 대답을 하겠다. 


지금 뒤돌아 보면 내가 채워질 시간 하나 없이, 매일 사람들을 만났기에 주말에는 누워만 지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내 자체가 이야기를 하기보단 잘 들어주는 편이고, 리액션도 워낙 좋아 방청객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라, 오전에 누군가를 만나 이야기를  후, 오후 3시 정도에 완전히 방전이 되어 집에 들어왔었다. 이곳에서는 남이 아닌 나 집중하며 나를 채워갈 예정이다.



  3. 테니스 배우기.


남편이 작년부터 테니스를 배워라. 나이 들어 우리 가족끼리 테니스 치면서 여가를 보내자며 끊임없이 제안을 했다. 심지어 동네 테니스 코치 선생님의 번호를 알아와 전화까지 했었다. 안타깝게도 웨이팅리스트가 너무 길어 3년은 기다려야 한다는 답변을 들었기에 시작을 못했더랬다. 


지난 화요일부터 주 2회 30분씩 테니스 개인 레슨을 받기 시작했다. 그닥 당기지는 않지만 로버트가 저리 원하니 해봐야지 ㅠ 일단 시작했으니, 테니스가 좋든 싫든 3개월은 열심히 해볼 예정이다.



  4.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다시 젊어지기.


운이 좋게도 남편 덕분에 워킹 비자를 받았다. 2번이나 추가 증거자료를 요청받았기에 못 받겠다 싶었지만, 마지막 3번째 시도에 승인이 났다. 하여 나는 공식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워킹 비자"를 가지고 있다.


뉴질랜드의 최저임금은 1시간에 23.5달러로 약 19,000원 정도이다. 내가 비록 40대 중년의 여성이지만 마음만큼은 그 누구보다 발랄하기에ㅎ 외국에서는 아주 어린 사람들과도 잘 지내는 편이다.


또한 나의 이런 분위기 덕분인지 외국인들은 내 나이를 전혀 가늠하지 못한다 ㅎㅎ 이왕 워킹비자 받은 20시간 정도 일을 하면서 나의 20대 시절의 느낌을 다시 한번 경험해보고 싶다. 


어떤 일을 할 것인가 묻는다면 뭐, 설거지를 하면 어떻고 서빙을 하면 어떤가 ㅎㅎ 나는 사실 어디서든 즐겁게 일할 자신이 있기에. 일단 지금은 나의 안을 좀 채우고, 준비가 됐다 싶으면 이력서를 여기저기 넣어볼 생각이다.



  5. 둥이에게 공부 가르치기.


강한 주관을 가지고 있는 나이기에, 교육적으로도 나름 확고한 철학이 있는 편이다.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애들을 맨날 놀린다고 생각하겠지만, 친한 주위 사람들은 나만의 교육적인 틀을 잘 안다.  


"너는 보면 너만의 계획이 있어. 애들을 맨날 놀리는 것 같은데, 시간이 흐를수록 네가 정한 흐름 안에서 천천히 아이들을 교육시키고 있는 게 보여. 애들 1학년 때 슬쩍 말했던 너의 계획들이 지금 그대로 진행이 되고 있는 걸 보면 대단하다 싶어."


아이 교육에 관해서는 다른 글에 쓰도록 하고, 일단 뉴질랜드에서 계획된 플랜을 적어보겠다.


수학

중1, 중2 문제집을 가져왔다. 하루에 3장씩 풀리며 차근차근 중2-2까지 기본만 시킬 예정이다.


역사

용선생 시끌벅적 한국사와 마주 보는 세계사 교실을 2번씩 읽힐 예정이다.

시간이 남으면 한자 4~5급까지 외우게 해볼까 싶긴 한데 이건 상황을 봐서 할지 말지 생각 중.


영어

- 영어는 결국 얼마나 영어 책을 읽었느냐로 승부가 난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여기 있는 동안 많이 읽히려고 한다. 다만 책의 양보다는 질로,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선택해 즐겁게 게 하는 게 목표다. 차근차근 꾸준히 읽힌 후, 2학기에 나니아 연대기랑 해리포터까지 읽게 하고 싶은데, 그게 될지는 모르겠다. 물론 되면 좋고, 안되면 한국에 가서 읽히면 되는 거니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다.

- 그 외에 단어를 한 번도 외운 적이 없는 아이들이라, 단어책을 하루에 챕터씩 읽게 이다. 주니어 능률 Voca 입문/기본/실력/어원 이렇게 4권을 가져왔다.  

- 2학기 때 말하기 듣기 읽기 실력이 어느 정도 오르면, 그때부터는 온라인으로 writing 선생님을 붙여 주 1~2회 정도 영어 글쓰기 수업을 하려고 한다. 영어 라이팅은 감으로 익힌 영어, 또는 머릿속에 둥둥 떠다니는 영어를 정리 정돈하여 자리 잡게 해 준다고 믿기 때문이다.


...


과연 이 계획이 얼마나 이루어질지, 1년 뒤에 이 글을 다시 정산을 해봐야겠다. 나의 비루한 1년 계획 이야기는 여기서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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