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고 푸른 하늘
수요일이었나?
출근하려고 집을 나서니 바람이 선선한 게 더위가 한 풀 꺾인 느낌이었다.
여름은 번아웃이 올 만하다.
7월과 8월, 고온과 다습을 많이 제공했다.
서울 역대 최대 열대야 기록을 남긴 것으로 보아, 야근도 많이 했다.
금요일
회사 엘리베이터에선 사람들은 벌써 "여름이 끝났나 봐"라고 수군댔다.
그 뒷담화를 들었는지
여름은 다시 온도를 끌어올렸다.
점심땐 무려 33도였다.
내가 이렇게 물러갈 수 없다는 듯
여름이 던지는 쨍쨍한 햇볕.
그 뒤로
네가 그래봤자
내가 곧 등장할 것이라 예고하듯
높고 푸른 하늘의 베타 버전을 시연한 가을.
<하늘_240830>
그다음 날
가을은 내 몸에도 신호를 보냈다.
가을철 알레르기가 있어
재채기를 하고
코와 눈과 목구멍이 가렵다.
달력을 보니
내일이 벌써 9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