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에게 관대한가?

아니요.

by HannaH

요즘 나에게 든 질문이다: 나는 나에게 관대한가?

마침 아래 영상을 보는 데 그런 이야기가 나와서 조금 놀랐다.


나는 회사에서 시간제로 일하고 있어

프리랜서를 병행하고 있다.


그런데 프리랜서라는 것이 일이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다.


한창 일이 몰려올 땐 쉬는 날이 그렇게 반가울 수 없다.

그럴 땐 나에게 맛있는 것도 해주고

넷플릭스도 보여주고

친구도 만나고

집안 정리도 더 열심히 한다.


일이 없는 시기엔

그런 시간을 헛으로 쓰지 않기 위해

근처 카페에 가서

뭐라도 읽고 듣고 적고 그런다.


그럼에도 내가 생산을 하지 않은 날에

나는 나에게 야박해진다.


나에게 음식을 해주면

그렇게 맛있지가 않고

넷플릭스를 보면

이런 걸 보고 있을 때인가 싶고

매일 걷고 스트레칭이라도 하는 나를

당연하게 생각하고 칭찬해주지 않으며

집안 정리도

게을리한다.


주말 아침,

프렌치토스트를 했다.

생산 활동을 많이 한 시기의 나라면

이것을 먹을 자격이 있지만,

생산 활동을 많이 못한 시기의 나는

이것을 먹을 자격이 있나 의문이 든다.

오늘은 맛이 없다.


그 순간, 물음표가 생긴다.

나는 왜 나에게 관대하지 못한가?

똑같은 프렌치토스트를 먹는 것일 뿐인데

거기에서 왜 먹을 자격을 논하는가?

이미 만든 것, 맛있게 먹으면 될 것을...


한국인은 어떤 상황이 잘못 돌아가면

내가 나약해서

내가 못나서라고

나를 탓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나도 나에게 엄격하다.

잘했으면 좋겠고

좋은 사람이면 좋겠고

겸손했으면 좋겠고

잘 지냈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더욱더 나는 나에게 관대해야 할 것 같다.

항상 잘할 수만은 없으며

어쩌다 실수도 할 수 있는 것이고

겸손이 나를 낮추는 것은 아니며

모든 사람과 다 잘 지낼 수도 없다.


생산을 하든, 생산을 하지 않든,

일주일 중 하루쯤은

나 자신은 쉴 자격이 있다.

죄책감 없이

뒹굴거리고

맛있는 것도 먹고

TV도 맘껏 보고


그래야 또 그다음 날

나에게 엄격해질 수도 에너지도 생기는 게 아닐까?



https://www.youtube.com/watch?v=MvmoyzjzJ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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