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만자의 신앙일기
‘여러분에게 하나님은 어떤 분이에요?’
나보다 어린 나이로 나보다 더 심한 아픔을 겪던 언진 님이 소천하시기 며칠 전에 물어본 질문이다. 나와 함께 아픔을 겪던 언진 님은 내가 봐왔던 사람들 중 가장 예쁘고, 맑고, 선하고,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믿음도 얼마나 강한지 늘 본받고 싶은 대상이었고, 사실 질투도 났었다.
그 때 당시의 나는 1초의 고민도 없이 “사랑의 하나님이죠!”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언진 님은 자신에게 하나님은 사랑의 하나님이 아닌 것 같다고 대답하셨다. 그 후로 언진 님의 대답은 듣지 못한 채 언진 님은 곁을 떠나셨지만, 언진 님의 그 물음은 나에게 계속 깊이 박혀 있었다.
처음에는 사랑의 하나님 말고 다른 하나님은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랑을 부어주시고, 위로해주시고, 곁에 계심을 끊임없이 알려주셨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위로보다는 내가 감당해야 하는,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이 생겼다. 내가 알던 상식은 무너졌고, 하나님의 세상은 두렵게만 느껴졌다.
이 시기에 내 머릿속에서는 언진 님이 여쭤보신 물음이 계속해서 떠올랐다. 나에게 하나님은 과연 어떤 분일까? 사랑의 하나님, 적어도 사랑만 주는 하나님은 아닌 것 같았다. 그럼 날 미워하시는 하나님일까? 그것도 아닌 것 같았다. 그럼 하나님께서 나에게 바라시는 것이 뭘까? 그런 생각을 하며 성경을 읽다 반복적으로 나오는 말씀에 시선이 꽂혔다. “나는 주 너희의 하나님이다. 너희의 하나님이 되려고, 너희를 이집트 땅에서 이끌어 내었다. 내가 주 너희의 하나님이다. (민수기 15:41)”
아, 그렇구나. 하나님은 나의 주권자 되시려는구나. 나의 하나님이 되시기 위해 나를 아픔에서 구해주셨구나. 그래서 나에게 처음부터 다시 다 알려주셨구나. 하나님은 두려우신 분이 아니구나. 그저 이집트 땅에서 끌어내셔서 종살이를 끝내주셨는데, 내가 다시 종살이를 하려고 하는구나. 마치 다 알아서 구해주셨는데도 계속 눈앞의 불만을 가진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나는 늘 잊고 있는 것이 있다. 그것은 하나님이 인자하시고 선하신 분이라는 점이다. 하나님은 날 해하실 분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했더라면, 내 눈앞의 불행과 아픔이 아닌 하나님을 바라봤더라면 하나님이 내가 원하신 것이 무엇인지 더 빨리 알아차렸을텐데, 난 여전히 내 아픔에 얽매여 있었다. 결국에 ‘나는 무엇을 바라보느냐’이다. 나는 하나님을 바라보는 사람으로서 앞으로 조금은 벌어지는 상황을, 겪는 통증을 두려워하지 말고 하나님의 의도를 생각하려고 조금이라도 노력해봐야지.
P.S. 이미 곁에 계시지 않지만 언진 님이 해주신 말씀은 늘 제 마음 속에 잘 심어져 있어요. 언진 님이 심어주신 이 씨앗을 제가 잘 가꾸어서 멋진 열매를 맺게 되기를 늘 바라고 소망합니다. 늘 감사하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