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소설 산문집
https://www.youtube.com/watch?v=l9CjdAfyCWo
시와 산책(한정원) | 시간의 흐름
이 책은 에세이와 깊이 있는 문장을 좋아하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시간의 흐름 출판사에서 말들의 흐름 시리즈 네 번째 책으로 출간된 책.
겨울의 계절감과 '나의 슬픔은 온 우주보다 크니 슬픔도 괜찮다'는 위로로 첫 번째 꼭지가 시작 된다.
한 편 한 편이 굉장히 정성껏 지어진 글이라 모든 꼭지가 좋았던 책이다.
정말 산책하듯이 속도를 늦추고 읽게 된다.
작가님의 첫 책이라는데 중견 작가 같은 깊은 문체를 쓰셔서 놀라기도.
한정원 작가님의 깊은 문장과 우수에 찬 시선, 그리고 다정한 환대를 엿볼 수 있는 에세이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gVNTx4PuBv0
진정한 장소(아니 에르노) 1984books
이 책은 아니 에르노라는 작가의 세계가 궁금한 분들과 작가가 되고자 하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내가 생각하는 아니 에르노는 독특한 세계와 탄탄한 글의 구조적 배치가 압도적인 작가다.
아니 에르노의 글은 날카롭고 물기가 많아서 대중적으로 쉽게 사랑 받을 문학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독특한 시선과 깊은 문장력, 그리고 굉장히 영리한 구조적 배치를 보면 전작을 읽으며 공부를 할 만큼
충분한 가치가 있는 작가이기도 하다.
예술책과 깊이 있는 문장을 좋아하는 블로그 이웃 분들이 항상 '너무 좋다'고 극찬하는 작가가 한 분 있었는데
그게 바로 아니 에르노.
궁금했던 작가인데 이번에 1984books와 서평단 인연이 되어 빈옷장으로 아니 에르노 작가에 입문하게 되었다.
빈옷장은 릴본의 가난한 상점의 딸 드니즈 르쉬르가 브루주아 자녀들이 다니는 사립 학교에 들어가서 겪는 세계의 충돌과
그것이 자신의 성장에 미친 영향들을 그려낸 책이다.
그리고 진정한 장소는 다큐멘터리 감독 미셸 포르트가 아니 에르노를 인터뷰한 책이다.
개인적으로 진정한 장소는 작가가 되고자 하는 분들에게 좋은 레퍼런스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객관적 관찰자의 시점으로 자신의 내면의 고독과 충돌을 바라보고,
사진을 찍듯이 기억을 남기고,
감정의 나열이 아니라 필요한 부분에 가장 적절한 감정이 오도록 배치해가는 일렬의 방식들,
그리고 덤덤하듯 툭 던지는 날카로운 문장들 속에서 독자를 감정적으로 휘몰아치게 만드는 그 힘이
어디에서 왔는지를 이해하게 되는 그런 책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faAtOv-sSOY
사람, 장소, 환대(김현경) | 문학과 지성사
사실 이 책은 작년에 읽고 리뷰를 올해 만들었던 책이다.
작년에 읽은 책 중에서 은유 작가님의 [다가오는 말들]과 함께 굉장히 마음에 여운이 길었던 책이었다.
인류학, 사회학에 대해서 늘 관심이 많고 이쪽 계통의 책들을 쓰시는 분들의 책을 늘 챙겨보는 편이다.
챙겨보는 작가 중에 서경식 선생님, 은유 작가님, 그리고 나의 시인님(-♡)이라고 늘 영역 표시를 하는 심보선 시인님 등이 있다.
인류학자 김현경 선생님의 [사람, 장소, 환대]는 '그림자를 판 사나이' 페터 슐레밀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이 그림자는 우리의 정체성, 사람이 가지고 있는 '사람다움'을 의미한다.
이 책은 '우리가 사람 자체로 받아들여지고 있는가.', '진정한 환대는 조건부가 아니어야 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현대 사회는 우리 모두가 평등하다고 말하지만
우리는 여러 가지 불평등 속에 노출되어있다.
우리가 사람으로 긍지를 느낄 때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존중받을 때이다.
여기서는 이 존중을 '성원권'이라고 표현한다.
궁극적으로 사람의 인종, 지위, 성별, 범죄 유무를 떠나서 절대적 환대로 나아가자는 판타지를 이야기한다.
세상을 보면 정말 절대적 환대는 판타지 같지만
읽으면서 적어도 나의 영향력이 미치고 내가 주체가 되는 세계 안에서는 공평하고 온전하게 절대적 환대를 가진 사람으로 성장해 가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
읽으면서 제 속에 무의식적이거나 관습적으로 녹아있는 편견과 차별에 대해서도 많이 환기하게 된 책이기도 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HP6_1yU2PeA
건지, 감자껍질 파이 북클럽 (메리앤셰퍼) | 에덴슬리벨
이 책은 서간집이나 책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들께 권하는 책이다.
나는 서간집, 서점, 음식 이야기가 주제가 되고 글을 잘 쓴 책이면 소장 욕구가 동하는 편이다.
이 책은 2차 세계 대전에서 독일군이 영국의 건지섬을 점령한 시기를 배경으로 쓰여진 책이다.
전쟁이 잔인하게 할퀴고 간 시기에 건지섬 사람들 중 일부는 문학에 기대어 어두운 시간을 견뎌낸다.
그때의 이야기들이 너무 아름답게 그려지고, 문학이 사람을 어떻게 구원하는지 깊이 공감하며 읽은 책이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도 편지, 연대, 그리고 서로를 향한 마음은 우리를 사람답게 지켜주는 것 같다.
https://www.youtube.com/watch?v=XMv_qYHeIDA
일곱해의 마지막(김연수) | 문학동네
이 책은 백석 시인의 시 세계와 한국 전쟁 이후의 북한의 상황을 이해하고 싶은 분들께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은 김연수 선생님이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이후 8년 만에 내신 장편 소설이다.
사실 김연수 선생님의 에세이를 정말 좋아하지만 소설은 나에게 호불호가 좀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은 선생님의 에세이와 소설을 통틀어 나의 베스트가 되었다.
이 책은 한국 전쟁 이후 급격히 변한 세상 앞에 선 백석 시인 '기행'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전후 사회주의 속에서 백석 시인의 시는 전체주의 이념에 위배되며 부르주아적인 낭만이 있다고 핍박을 받게 된다.
그 과정에서 개인의 존엄성과 생각의 자유가 억압당하며
백석 시인이 얼마나 문학적 자유를 갈망했는지 그 시간을 가슴 아프게 동행하게 되는 작품이다.
이 서사를 알게 되자 백석 시인의 예쁜 시들이 다시 보였다.
그래서 백석평전, 백석 전집 등을 전부 구매해서 백석 시인의 시를 다시 공부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