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루포터의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에는 부지런히 달려온 끝에 자기를 넘어서는 수준의 사고가 기다리고 있는 지점을 겪은 노년의 교수가 나온다. 대부분의 영리하고 성실한 동료들은 손을 털고 그 난제 앞에서 돌아선다. 그의 강의실에서 젊고 영민한 제자들은 선택이 더 빨랐다.
그럼에도 인생의 난제를 포기하지 않고 가고자 하는 사람을 보고 싶었던 남자와 그것이 난제였는지도 모른 채 들어섰다가 사랑을 만난 어린 여인의 이야기를 그린다.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지점에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이 내준 숙제를 푸는 것을 계속하는 이들에게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어제 드디어 다 본 봄밤도 내겐 그런 이야기였다. 이 드라마 전체를 관통하는 단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였고 쉽고 편리한 정답을 선택하지 않았던 두 사람은 함께 문제를 풀어갔다. 풀었다기보다 문제가 끝나기를 기다리며 사랑했다. 인생은 단순하지 않지만 사랑은 단순하고 배려는 모든 순간에 강하다. 모질고 불편한 면들을 사려 깊고 강단 있게 이겨나가는 좋은 예 같아서 따뜻하고 좋았다.
물리학도 현실도 복잡하지만 시험을 이겨내는 모든 면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유하고 강했다. 봄밤 같았다. 추운 겨울 견디면 봄이 오고 나의 계절이 추울 때도 받쳐주는 사랑은 따뜻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