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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대선을 건너가며

공자의 제자 안연

by 해나책장



공자에게는 자로, 자공, 안연이라는 제자가 있었다.

자로는 용맹했으나 급했고, 자공은 명민했으나 현실적이었고, 안연은 공자의 마음에 가장 합했던 제자였다.


공자가 정치가가 되기 위해 14년을 주유했던 시간은 척박했다.

안연은 공자에게 말한다.


"무릇 도를 닦지 않는다면 그것은 우리의 부끄러움이겠지만, 도를 닦은 인물을 등용하지 않는 것은 위정자들의 부끄러움입니다.

그러니 받아들여지지 않는들 무슨 문제이겠습니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 곧 선생님께서 군자라는 증거가 아니겠습니까?"


철학에는 파테이마토스(Pathei mathos)라는 말이 있다.

Pathei는 겪음, mathos는 깨달음. 겪음이 있어야 깨달음이 있는 것이다.

공자가 뜻을 이루지 못할 때 안연이 했던 말에는 향기가 있다. 깊고 맑고 큰 그릇을 가진 사람.

안연은 요절하는데 그것은 공자 학단에 가장 큰 비극이요 손실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공자는 정치인이 되지 못해서 2500년의 세월을 관통하는 동북아 시대의 사상적 뿌리가 될 수 있었다.


정치인 몇 명을 응원하고 지지할 뿐 어떤 정당도 지지하지 못한 지 몇 해다. 그런 세상이 되어버렸다.

난세의 영웅이 아닌 정상적인 정치인을 기다리며 안연의 말을 생각해본다.


공자는 이런 말도 했다.


"겨울이 와봐야 송백이 가장 늦게 시듦을 알 수 있다."


추운 계절을 지나 봐야 사람의 참된 인격을 알 수 있다. 겪음이 있어야 깨달음이 있다.


십 년을 사랑한 종로가 오늘은 정이 가지 않았다. 이런 시기도 곧 지나갈 것이다.


@ 사진은 사빈 모리츠 & 켈리 비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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