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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에게 내가 듣고 싶은 이야기

feat.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소설가의 일

by 해나책장


"나 자신에 관해 말한다면, 나는 소설 쓰기의 많은 것을

매일 아침 길 위를 달리면서 배워왔다.

자연스럽게, 육체적으로, 그리고 실무적으로." p.126



마라톤 중에 걷지 않는 것,

이것은 하루키가 스스로 정한 규칙이다.

그는 자신이 정한 규칙대로 매일 글을 쓰고 매일 운동을 하며

성실하게 작품 활동과 러너의 삶을 이어왔다.


하루키는 많은 인기만큼 많은 비판도 받았다.

호사가들은 문학상 후보에 오른 하루키의 수상 가능성을

자신들의 잣대로 재단하며 하루키를 동요하게 하고자 했지만 하루키는 언제나 마이웨이.

"나는 문학상에 연연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나의 작품을 사랑해주는 독자들이다.

나는 경쟁보다 나 자신의 기준을 조금씩 높여가는 업적을

내 삶에 채워가길 바란다." 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할 일을 할 뿐이다.


그 일은 바로 매일 달리는 것. 그리고 매일 글을 쓰는 것.




"매일매일 계속하고 있으면

거기에 뭔가 관조와 같은 것이 우러난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1982년 가을 달리기를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계속 달리고 있는 러너이다.

거의 매일같이 조깅을 하고

매년 적어도 한 번은 마라톤 풀코스를 달린다.

이 책이 나온 2007년도까지 무려 스물세 번의 풀코스를 완주한다.

참고로 프로 선수들도 완주는 2-3번 정도라고 하니

하루키의 성실함은 압도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소설가가 되는 거나 러너가 되는 것은 쉽다고 말한다.

진입 장벽이 높지 않으니까.

그리고 운이 좋으면 혜성처럼 등장해 주목받기도 쉽다고. (음..?)


하지만 중요한 것은 "링 위에서 오래 버티기"

그리고 하루키는 그 중요한 일을 지금까지 해내고 있다.

러너로서, 소설가로서

어제와 같은 오늘을 살며 글을 쓰고 달린다.

그의 일상은 크게 바뀌지 않았으나

그의 세계는 점점 확장되고 성장해 왔다.

그리고 우리는 그가 링위에서 지금까지 버텨주었기에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개성 있고 건강한 작가를

지금까지 만나올 수 있었다.





"리듬을 단절하지 않는 것.

리듬이 설정되면 어떻게든 풀려 나간다"




하루키는 소설 쓰기와 달리기의 습관을 들이고 지속할 때

중요한 것은 리듬이라고 말한다.

그는 스피드를 올리고 싶을 때도

다음 날의 컨디션을 위해 거기서 멈춘다.

글을 쓰다가도 더 쓸 만하다고 생각될 때

과감하게 펜을 놓는다.

그렇게 하면 다음 날 더 편해진다고.

중요한 것은 리듬을 단절하지 않는 것.

장기적인 작업을 하는 데에 중요한 건 그런 일이다.

뇌가 우리의 리듬을 기억할 때까지 리듬을 단절하지 않는 것,

그것이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습관을 들이는 시간 3개월"




하루키는 마라톤 대회를 준비하며

'아무튼 달리는 거리를 늘려가자' 하는 목적으로

어려운 건 생각하지 않고 서서히 페이스를 올려가면서

하루하루 열심히 달린다.

종합적인 체력의 토대를 만든 것이다.


스태미나를 기르고, 신체 각 부분의 근력을 끌어올려

육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도 탄력을 키우며 사기를 높인다.

여기서 중요한 목적은 몸에 선고를 하는 것이다.


'이 정도 달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라고.

그는 '몸이라는 것은 지극히 실무적인 시스템'이라고 말한다.



"시간을 들여 단속적, 구체적으로 고통을 주면

몸은 비로소 그 메시지를 인식하고 이해한다.

그 결과 주어진 운동량을 자진해서 수용하게 된다.

그 뒤에 우리는 운동량의 상한선을 조금씩 높여간다.

조금씩 조금씩 몸에 이상이 생기지 않을 정도로." p.84





"각자의 가치관과 삶의 방식이 있다"




그는 소설가로서 자신이 쓴 작품이

자신이 설정한 기준에 도달했는가 못했는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달리기도 소설도 매일 지속하며 목표 달성의 기준치를 조금씩 높여간다.

그는 소설을 쓰는 것은 마라톤 풀코스를 뛰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창작자에게 그 동기는 자신 안에 분명하게 있는 것이지

외부에서 어떤 형태나 기준을 찾아야 할 일은 아니라는 것.

자신의 삶의 중심을 잡고 뚝심 있게 할 일을 하는 하루키의 성숙한 태도는

내게도 많이 공감되고 힘이 되는 모습이었다.



"다른 사람에게는 그 사람만의 가치관이 있고, 그에 따른 삶의 방식이 있다.

나에게는 나의 가치관이 있고, 그에 따른 삶의 방식이 있다.

이것이 충돌할 때 오해나 비난을 받고 그것은 때로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이 타인과의 차이가 나를 자립한 인간으로 단단하게 만들고

소설을 계속 써 나가며 나만의 이야기를 써나갈 수 있는 나만의 자산이 되었다." (본문 내용 요약)




"열 명 가운데 한 명의 진실된 독자를 만드는 방식으로

독자의 수를 늘려가기"



그는 가게를 경영하면서도 소설을 쓰면서도

자신의 철학을 분명히 가지고 살아왔다고 말한다.


"모든 사람의 얼굴에 웃음을 짓게 할 수는 없다"

가게에 많은 사람이 찾아오지만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으니 열 명 가운데 한 명의 마음을 얻는 것이다.

열 명 중 한 명이 단골이 되어준다면

경영은 이루어지고 이 한 명 한 명을 늘려가는 것.

그리고 그 한 사람에게는 철저하게 마음에 들도록 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소설 또한 그런 자세로 계속 썼고 독자의 수도 작품마다 늘어갔다고.

이것은 나의 브랜딩을 할 때의 전략이기도 하다.

나의 경우도 스스로 재미있고 만족스러울 수 있어야

상대방도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천천히 오래 걸리더라도 결이 맞는 구독자들을

늘려가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적은 수라고 해도 그들에게 충분한 신뢰를 줄 수 있다면

비슷한 결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서서히 가 닿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 사람들과 함께 서로를 신뢰하고 만족시키며 오래가길 바라니까.





"소설가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은 무엇일까?"




하루키는 소설가에게 중요한 자질은

재능, 집중력, 그리고 지속력이라고 말한다.

문학적 재능이 전혀 없다면

아무리 노력해도 소설가가 되기는 어렵다고.

(사실 나는 갈망도 재능이라고 생각한다.

내 경우엔 쓰는 게 좋아도 작가가 되고 싶다거나

출판을 하고 싶다는 갈망이 전혀 없는 걸 보면 말이다.)


재능은 후천적으로 발굴될 수도 있기에

진정으로 원한다면 계속해서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하루에 3-4시간 아침나절에 책상에 앉아서

글쓰기에만 오롯이 집중한다.

그것을 오래 지속하기 위해서 체력이 필요하기에

달리기를 하고 있다.



"스스로 정한 규칙으로 걸어온 러너와 소설가의 길"




"아무리 달리는 스피드가 떨어졌다 해도 걸을 수는 없다.

그것이 규칙이다.

만약 자신이 정한 규칙을 한 번이라도 깨트린다면

앞으로도 다시 규칙은 깨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이 레이스를 완주하는 것은 아마도 어렵게 될 것이다." p.172



스스로 정한 규칙이 있었기에

그는 아무리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자기가 정한 규칙대로 단순하게 지속해갈 수 있었다.

그는 그것을 길 위를 달리면서 배운다.

하루키는 이 책의 말미에서

'나와 같은 러너에게 중요한 것은

하나하나의 결승점을 내 다리로 확실하게 완주해 가는 것이다.


그리고 시간과 세월을 들여,

그와 같은 레이스를 하나씩 하나씩 쌓아가서

최종적으로 자신 나름으로 충분히 납득하는

그 어딘가의 장소에 도달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자신의 정한 규칙과 신념을 존중하며

묵묵함과 성실함으로 걸어가는 것은 언제나 내게 힘이 되는 말이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자신 나름으로 충분히 납득하는 지점에서

"여기까지면 충분하다"라고 마무리할 수 있는 마음.

그 마음을 배우고 싶어 읽은 책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였다.




https://www.youtube.com/watch?v=8XXv9M-OZRs





달리기 썸네일.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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