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교실 밖에서 배운 것들, 30화의 마지막 기록

by Hannah

올 한 해 학교는 유난히도 숨 가빴다. 학기초1600명에서 시작해서 1800명으로 자라난 큰 규모의 학교를 교장 없이, 교장 대행 체제로 이끌어가야 했다. 초임으로 부임한 초등과 중·고등 리더 두 사람과 함께 걸어간 길은 매일이 파도처럼 몰려오는 고난과 도전의 연속이었다.

여름 방학 동안 한국에서 지쳐 있던 몸과 마음을 쉬어내던 중, 우연히 만난 심리 상담가가 글쓰기를 권해 주었다. “글은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자 가장 좋은 치유의 테라피가 될 수 있다”는 말이었다. 사실 나는 속마음을 쉽게 꺼내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한 회 한 회 담담히 써 내려가며, 흩어진 발자취를 이어 붙이고, 과거의 그림자를 어루만지며 다시 힘을 얻을 수 있었다. 글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그 길 위에서 다시 배우는 과정이었다.


글쓰기의 여정

돌이켜보면 글쓰기 초반은 설렘 그 자체였다. 하루에도 두세 편씩 올리며, 마치 오랫동안 숨겨두었던 말을 한꺼번에 쏟아내듯 몰입했다. 주중에서 주말까지 이어지는 연재 속에서 나는 글에 빠져들었고, 그 열정이 30화라는 긴 여정을 가능하게 한 불씨가 되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 어느새 내 삶을 비추는 창이 되었다. 글은 나를 들여다보게 했고, 독자들과 이어주었으며, 삶의 무늬를 더 깊이 성찰하게 해 주었다.


함께 걸어온 길

교실은 언제나 아이들의 웃음과 질문으로 가득했지만, 교실 밖의 삶은 또 다른 교과서였다. 두려움 속에 맞섰던 해외 생활, 낯선 문화 속에서 길어 올린 배움, 그리고 수많은 아이들의 눈빛이 건네준 용기와 희망. 그 모든 순간이 모여 이 30화의 여정을 만들어 주었다.

이 길은 결코 혼자가 아니었다. 아이들이 남겨준 작은 빛들이 문장을 이루었고, 함께 고민하며 웃어준 동료들과 가족이 큰 힘이 되어 주었다. 무엇보다도, 매 글을 읽고 마음을 나누어 준 독자들, 따뜻한 댓글과 격려를 보내준 분들이 있었기에 이 기록은 더욱 빛날 수 있었다.


새로운 시작을 향해

30화는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다. 배움은 언제나 교실을 넘어 삶 속에서 이어지니까.

그동안은 숨 가쁘게, 큰 흐름을 따라 내 배움의 여정을 훑어왔다. 굵직한 사건들을 중심으로 써 내려가다 보니 긴 세월의 결은 담을 수 있었지만, 일상 속 작은 숨결들을 충분히 나누지 못했다. 이제는 그 작고 사소한 이야기들을 붙잡고 싶다. 아이들과 함께 웃던 교실의 한 장면, 문화의 차이 속에서 피어난 깨달음, 매일 조금씩 쌓여가는 성장의 조각들까지. 어쩌면 그 작은 이야기들이야말로 삶을 더욱 깊고 단단하게 만드는 진짜 배움일 것이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이들의 하루에도 자신만의 '교실 밖 배움'이 피어나길 바란다. 우리 모두의 일상은 배움으로 물드는 교실이니까. 무엇보다 글은 쓰는 이의 삶이 비칠 때 가장 투명하게 빛난다. 나의 삶을 비춘 이 기록처럼, 독자들의 삶 또한 글로 드러나 또 다른 배움이 되기를 소망한다.


감사의 편지

마지막으로, 긴 여정을 끝까지 함께해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부족한 글이었지만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와 공감, 그리고 다시 나아갈 용기를 드릴 수 있었다면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30화 동안 보내주신 따뜻한 관심과 응원, 그리고 함께 공감해주신 모든 순간들이 저에게는 가장 소중한 선물이었습니다. 읽어주신 모든 분들의 발걸음에도 앞으로 더 많은 배움과 기쁨이 함께하길 바랍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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