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아랍어를 할 수 있냐고 해서 못한다고 하니 I am sorry라는 말로 전화가 끊겼다. 배달 어플을 확인해 보니 한 시간 전에 주문한 피자가 취소되었다. 휴. 이집트에서 무단횡단하기도 마스터했지만 전화받기는 아직 무섭다.
아랍어 수업과 헬스장에 등록했다. 다음 주부터는 한국 문화의 날 작품 전시회를 준비한다. 내년 2월로 날짜가 잡혔다. 이집트의 가장 큰 행사인 3월 라마단을 시작으로 이어지는 대명절 이드를 피해야 하고 초여름 50일 동안 이어지는 모래폭풍 캄씬과 학생들의 시험 기간을 제외하니 남는 달은 그때뿐이었다.
금요일 우리 집으로 놀러 온 단원 선생님과 집 안에 울려 퍼지는 웅장한 기도 소리에 놀라 웃음이 터졌다. 대형 스피커에서 사방으로 울려 퍼지는 소리는 하루 다섯 번 뭔가를 읽고 쓰거나 이야기를 듣고 대화를 나누다가도 멈추게 한다. 이제는 기도 소리가 명상을 알리는 소리처럼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