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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na Oct 15. 2021

뉴욕 부모들은 놀이공원보다 농장 연간회원권을 끊는다?

뉴욕의 가을 1. 가을은 수확의 계절

뉴욕에 살면서 한국에 있을 때 보다 더 많이 간 곳을 꼽으라면 바로 신선한 과일을 맛볼 수 있는 '과수원' 그리고 계절별 야채를 만날 수 있는 각종 '농장'이 아닐까 싶다. 


한국과 다른 미국의 과수원 및 농장의 특징은 바로 과수원과 농장 안에 아이들이 몸으로 즐길 수 있는 자연테마파크와 어른들이 즐길 수 있는 양조장 등을 갖추고 있어 온 가족이 놀이공원에 가는 것만큼 재밌는 추억을 쌓을 수 있다는 점이다.


어린아이들 뿐 아니라 가족 모두가 가을을 온몸으로 즐길 수 있어 뉴욕 부모들이 연간회원권을 끊을 정도로 핫플레이스인 뉴욕의 과수원 및 농장 3곳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Beak & Skiff

센트럴 뉴욕에 위치하고 있는 빅 앤 스키프 Beak & Skiff 과수원은 뉴욕뿐 아니라 미국 전역에서 유명한 과수원이다. 


글쓴이는 Beak & Skiff이 이 정도로 유명한지 모르고 다녀왔는데, 알고 보니 해당 과수원은 2021년 USA Today 독자들이 뽑은 “#1 베스트 과수원”이었으며, 2015, 2017, 2020에 이어 벌써 네 번째 1위라고 한다. 

◆미국 #1 과수원, Beak & Skiff

Beak & Skiff에 도착하자 눈길을 끈 것은 아이들이 미끄럼틀처럼 올라타거나 내려올 수 있게 만들어 놓은 거대한 지푸라기 더미였다. 이 외에 과수원 내에도 키즈존이 따로 있어 아이들이 자연에서 신나게 놀다가 집에 돌아가면 바로 뻗어 잘 수 있도록 잘 꾸며져 있었다. 그래서 Beak & Skiff 과수원이 4년 동안 꾸준히 USA Today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는지도 모른다.

◆지푸라기 더미 미끄럼틀

그렇다고 Beak & Skiff 가 어린이들에게만 재밌는 곳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과수원이 만들어진 연도를 딴 1911 양조장에서는 와인, 칵테일, 진 등 다양한 주류를 판매하고 있으며 부지 내에 카페, 베이커리, 음식점 등이 준비되어 있어 감정사처럼 다 큰 어른이 가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사과를 따기 전, Beak & Skiff 과수원을 먼저 둘러보니 과수원 부지 크기에 감탄이 나왔다.

과수원이 아니라 놀이 공원 같은데?


검색해보니, 과수원의 크기는 700 에이커, 약 856,921 평이라고 한다. 축구장 하나의 크기를 약 2,200평이라고 하니 축구장 크기에 비교하여 계산하면 Beak & Skiff 과수원에는 축구장 390개가 들어가는 셈이다. 과연 그 크기답게 과수원 입구에서 라이드를 탄 후, 꽤 들어가야 사과를 딸 수 있는 지점이 나온다.

◆과수원으로 들어가기 위해 꼭 타야되는 라이드

사과를 딸 수 있는 곳에 도착해 직원들의 말을 들어보니 감정사가 방문한 시점에는 Mcintosh 사과를 딸 수 있었다. 미국 사과 중에는 한국 부사와 가장 비슷한 식감과 맛의 Fuji를 제일 좋아하기 때문에 못내 아쉬워하고 있었는데, 맛이나 볼까 하고 베어 문 사과는 기대 이상으로 맛있었다. 


갓 나온 따끈따끈한 빵을 먹거나 갓 잡은 생선을 회쳐 먹는 것과 같이 신선한 음식을 먹는 데서 오는 맛있음인지는 모르겠지만, 철마다 여러 제철 과일을 약간의 노동 후 먹는 경험은 백화점의 흠집 없는 과일을 먹는 것 이상의 즐거움이다.


U pick 과수원 및 농장에서는 딴 과일 및 야채의 무게에 따라 값을 지불하는 데 약 21개의 사과는 약 $10불 정도 나왔다. 즉, 단 돈 만원도 안 되는 가격에 사과 21개를 먹을 수 있는 것이다.


크~ 저렴함에 취한다~
◆노동 가격이 빠지니 굉장히 저렴하다.

하지만, Beak & Skiff 과수원에서 지갑을 지킬 수는 없다. 앞서 소개한 1911 양조장, 카페, 베이커리 등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사과 따러 가서 꼭 apple cider 및 cider donut을 먹어 주는 것이 미국 룰이다.

◆도넛 만드는 과정도 직접 볼 수 있다.

사과 철인 요맘때쯤 딱 가기 좋은 Beak & Skiff 과수원은 가을만 되면 그 인기에 경찰까지 동원되어 주변 트래픽을 정리한다. 특히, Columbus Day가 껴있는 10월 둘째 주 주말에는 과수원이 위치한 동네에서 사과 페스티벌을 하니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가을 체험거리를 찾고 있었다면 꼭! 가볼만하다.



구글맵: https://goo.gl/maps/w542sGR55ZdzR9JWA

타임 스퀘어로부터 차로 걸리는 시간: 4시간 7분


Abbott Farm

애봇 농장은 오늘 소개하는 과수원 및 농장 중 가장 오래된 곳으로 무려 1866년에 시작한 곳이다. 베리, 사과, 옥수수 등 여러 과일 및 야채를 계절별로 즐길 수 있으며 특히 가을에는 Fall Fest (가을 축제)를 개최한다. 아이들은 Fun pass (펀 패스)만 끊고 입장하면 망아지 라이드 (pony rides) 혹은 페이스 페인팅 등을 즐길 수 있으며 어른들은 U pick + 입장권이나 옥수수 밭으로 만든 미로에서 저녁을 먹는 Corn Maze Dinner입장권을 구매할 수 있다.

글쓴이는 애봇 농장에 블루베리와 블랙베리를 따기 위해 방문했었는데 빅 앤 스키프 과수원에서는 과수원 부지 크기에 놀랐다면, 애봇 농장에서는 베리 사이즈 크기에 놀랐다. 블루베리는 엄지손가락의 한 마디만 하게 컸고, 블랙베리는 두 마디 정도로 그로서리 마트에서는 본 적 없는 크기였다. 특히 베리류들은 운반 과정에서 상처가 나는 경우 그 특유의 단단한 과육의 맛이 사라지기 쉬운데, 갓 따서 입에 넣으니 단단한 과육 안의 달콤한 베리 즙이 흘러나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블루베리와 블랙베리를 맛볼 수 있었다.



글쓴이는 체험한다는 느낌으로 작은 바구니에 베리류를 땄는 데 옆에 둘러보니 미국인들은 제일 큰 사이즈에 베리류를 담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미국에서는 이렇게 시즌 별 과일들을 직접 대용량으로 따서 냉동실에 넣어두고 1년 내내 먹는 다고 한다. 신선함과 저렴함 그리고 맛있음까지 다 만족해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애봇 농장에는 과일 외에도 염소와 같은 동물들도 있기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기에도 역시 적격이다.


구글맵: https://goo.gl/maps/VpJmz3iGcZMoCVgB6

타임스퀘어로부터 걸리는 시간: 4시간 23분


Wickham Farms

마지막으로 소개할 위컴 농장은 이번에 소개하는 3곳 중 가장 비싼 입장료 (약 $20~$30)를 지불해야 즐길 수 있는 곳이지만, 워낙 다양한 즐길거리를 제공하고 있어 "놀이 공원 치고 이 정도면 비싼 편은 아니네"라는 생각이 들게 한 곳이다. 


먼저, 매표소로부터 가장 가까운 곳에서는 미국의 가을 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펌킨' 테마 파크를 만날 수 있다. 펌킨으로 이루어진 하우스, 펌킨을 고를 수 있는 펌킨 피킹 장소 그리고 펌킨으로 강을 이루고 있는 펌킨 리버 등 가을의 갈색을 그대로 보여주는 펌킨을 보고 있는 자체로도 가을이 왔음을 시각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글쓴이가 방문했을 당시, 한 부모님이 펌킨만 한 어린아이를 펌킨 옆에 앉히고 사진 찍는 것을 보았는데 너무 귀여워 글쓴이의 버킷리스트에도 올려놓았다.


펌킨 테마 파크 너머에는 사과를 딸 수 있는 애플 피킹 장소와 옥수수 밭이 위치하고 있다. 옥수수 밭 바로 옆에는 '콘 토피아 (옥수수 유토피아)'가 위치하고 있는데 바로 이곳에서 어린아이들이 옥수수 알갱이를 모래 만지듯 가지고 놀 수 있다. 식용 목적의 옥수수가 아니라 놀이 목적의 옥수수 재배하는 것은 농장 입장에서도 재배하는 데 스트레스가 훨씬 덜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옥수수 밭을 빠져나오면 비눗방울을 만들 수 있는 곳, 사과로 대포를 쏘아 과녁을 맞힐 수 있는 Apple cannon, 미니 골프, 미끄럼틀 등 "농장에서 이런 것까지 만들었다고?" 생각이 드는 그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다. 


앞서 말했듯이 미국에서 과수원이나 농장을 방문하게 되면 애플 사이더와 도넛을 꼭 먹어줘야 하는데 위컴 농장에서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메뉴들을 맛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위컴 농장의 시그니처 메뉴인 Fall shake up은 바닐라 소프트 아이스크림에 애플 사이더와 겹겹이 넣고 그 위에 갓 튀긴 도넛을 얹어서 나온다. 

또한 사과를 잘라 그 위에 휘핑크림, 초콜릿 등으로 데코 한 애플 나초 또한 위컴 농장에서 맛볼 수 있는 가을 한정 메뉴이다.


혈당 관리에 관심이 많은 글쓴이는 도넛만 하나 맛볼 계획이었는데, 한입 베어 물자마자 너무 맛있어서 도넛 2개와 애플 사이더 슬러쉬를 추가 구매하기에 이르렀다. 역시 농장에서 먹는 그 모든 것은 무엇을 기대하던 그 이상의 신선한 맛을 볼 수 있다는 진리가 다시 한번 확고해지는 순간이었다. 


자연이 제공하는 아름다움을 그 이상으로 즐길 수 있는 뉴욕의 농장들, 기회가 된다면 꼭 방문해 보시길 바란다.


구글맵: https://g.page/wickhamfarms?share

타임스퀘어로부터 걸리는 시간: 5시간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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