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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na Oct 29. 2021

단풍과의 눈치게임에서 승률을 높이는 법

뉴욕의 가을 2. 아디란댁스 단풍 명소 파트 1


뉴욕주민이라면 가을에는 단풍을 꼭 보아야 한다는 뉴욕법, 들어보셨는가?


물론 농담이지만, 뉴욕은 단풍에 진심이다. 


뉴욕의 단풍을 즐기기 위해 뉴욕 주민뿐 아니라 근처 뉴저지 및 코네티컷 주민들도 놀러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뉴욕 주에서는 매년 9월에 단풍 리포트를 제공해 피크 시즌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피크 시즌에는 교통 트래픽이 심해질 것을 대비해 뉴욕 주지사가 직접 나서 무려 공짜 셔틀버스까지 안내할 정도이다. 


이렇게 뉴욕의 단풍만 보러 오는 뉴욕 이웃들을 leaf peepers (단풍만 반짝 보고 돌아가는 이들)라고 부르고 단풍만 보러 가는 일을 leaf peeping이라고 하며, 단풍 시즌에는 사람들을 people이라고 부르지 않고 peepers라고 부를 정도이다.


단풍은 그 특성상 피크일 때를 놓치면, 다음 단풍 시즌을 즐기기 위해 1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글쓴이도 10월만 되면 뉴욕 주에서 제공하는 Fall Foliage Report를 매주 확인하는 편이다.


뉴욕 주에서 단풍 구경으로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은 바로 Adirondacks와 Catskills 지역이다. 아래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아디란댁스 지역과 캣스킬 지역은 초록초록한 숲세권이기 때문에 단풍 외에도 캠핑 및 하이킹을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뉴욕 주의 숲세권 Adirondacks와 Catskills

특히, 위의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아디란댁스 지역은 총 46개의 높은 산들로 이루어진 곳이라 피크시즌에는 단풍이 절경을 이룬다. 오늘은 서론이 길었는데, 뉴욕 단풍을 로컬처럼 제대로 즐기는 법 시작하도록 하겠다.


먼저, 단풍을 보러 가는 데 있어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

첫 째, 단풍색의 변화 정도

둘째, 본인 및 여행 동반자(들)의 체력

셋째, 목적지의 오픈 시즌


첫 번째로, 단풍색의 변화 정도는 위에서 언급한 뉴욕 주의 Fall Foliage Report가 가장 정확한 편이다. 그런데, 위의 이미지에서 볼 수 있다시피 아디란댁스 지역도 넓기 때문에 높은 곳에 위치한 산들은 아래에 위치한 산들보다 더 빨리 단풍색이 변한다. 그러므로, 먼저 목적지를 정하고 목적지의 단풍 변화 정도를 확인해야 단풍과의 눈치게임에서 승리할 수 있다.


또한, 목적지를 정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본인 혹은 여행을 같이 간 사람들의 체력 평균치일 것이다. 예를 들어, 부모님이나 아이와 단풍을 보러 가는 경우에는 너무 가파르거나 등반에 오래 걸리는 등반 트레일은 피해야 할 것이다. 반대로 하이킹을 좋아하거나 건강한 신체를 가지신 분들은 그 어떤 산을 선정해도 등반에 무리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 편에서는 뉴욕 거주 10년 차의 난이도 별 아디란댁스 단풍 코스를 추천하도록 하겠다.


난이도 하: 다리를 조금이라도 움직이고 싶지 않은 분들

"나는 단풍은 보겠지만, 하이킹은 하지 않겠다"는 목표가 뚜렷하신 분들에게는 화이트페이스 Whiteface 산과 프로스펙트 Prospect 산의 베테랑 메모리얼 하이웨이 Veterans Memorial Highway를 차로 올라가시는 것을 추천드린다. 사실 아디란댁스 지역 자체가 크고, 작은 산봉우리 및 나무들도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가을의 아디란댁스 지역은 그 어디를 운전해도 눈이 즐겁고 행복해진다.

Whiteface Veterans' Memorial Highway

Prospect Mountain Veterans Memorial Highway


◆흐린 날, 운전하다가 아무렇게나 찍어도 이 정도의 단풍 view를 선사하는 아디란댁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화이트페이스 Whiteface 마운틴의 경우, 프로스펙트 Prospect 마운틴 보다 위쪽에 위치하고, 고도가 더 높기 때문에 베테랑 메모리얼 하이웨이 Veterans' Memorial Highway가 일찍 닫는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시즌 종료일 보다 너무 일찍 가는 경우, 화이트페이스 Whiteface산의 단풍이 아직 들지 않아 초록색 밖에 없으니 단풍과의 눈치게임을 잘해야 한다. 보통 화이트페이스 하이웨이 Whiteface Highway는 10월 첫째 주까지 운전해서 올라갈 수 있다.


◆Mt. Whiteface 가 왜 whiteface 로 불리는 지 알 수 있는 겨울의 모습. 오른쪽 사진이 Highway 입구이다.



구글맵: https://goo.gl/maps/qPB1nPMhptaXKd9n6

타임스퀘어로 부터 걸리는 시간: 4시간 53분


프로스펙트 Prospect 산은 화이트페이스 Whiteface보다 더 늦게 단풍 피크 시즌이 찾아온다. 또한 프로스펙트 마운틴 베테랑 메모리얼 하이웨이 Prospect Mountain Veterans Memorial Highway는 11월 초중반까지 운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단풍이 피크일 때 쉽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풍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은 아디란댁스 지역의 아름다운 도시들을 방문하는 것이다. 걸어 다니기만 해도 뉴욕 영화에 들어가 있는 듯한 기분을 들게 하는 아디란댁스 지역들은 다음 편 하늘을 그대로 담아내 거울이라 불리는 그 호수에서 소개하도록 하겠다.



구글맵: https://goo.gl/maps/nWjbTppKF2oFXE5z5

타임스퀘어로 부터 걸리는 시간: 3시간 30분


난이도 중: 하이킹의 맛은 느끼고 싶으신 분들

아디란댁스 지역에 위치한 46개의 봉우리 중 마운트 아랍 Mt. Arab은 여러모로 추천하고 싶은 산이다. 일단, 마운트 아랍의 트레일은 트레일 시작점으로부터 정상까지 왕복 2시간 정도밖에 안 걸리고, 경사도 가파르지 않아 등산에 부담이 없다. 감정사는 등산에 50분, 하산에는 35분 정도 걸렸다.

또한, 산 정상에는 소방탑 fire tower가 위치하고 있는데, 탑 위에 올라가면 아디란댁스 지역을 360도로 감상할 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 중 하나이다.

◆키 크신 분들은 Fire tower 올라가실 때 머리 조심하셔야 해요!



구글맵: https://goo.gl/maps/wWmDSB4b6Mmu58yE7

타임스퀘어로 부터 걸리는 시간: 5시간 30분


난이도 상: 하이킹 드루와!

하이킹에 무리가 없으신 분들은 블루 마운틴 Blue Mountain의 캐슬 락 Castle Rock 트레일을 추천드린다. 블루 마운틴은 아디란댁스 지역에서 뉴욕시티나 센트럴 뉴욕과 비교적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성이 좋다. 또한, 트레일이 시작하는 곳에 아디란댁스의 자연이나 역사에 대해 전시하고 있는 아디란댁스 익스피리언스 Adirondack Experience라는 뮤지엄이 위치하고 있어 아디란댁스 지역에 대해 더 알아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블루 마운틴의 경우 앞서 소개한 아랍산 보다는 경사가 좀 더 가파르고, 락 클라이밍을 하는 듯한 부분도 있긴 하지만 산 바로 앞에 블루 마운틴이라는 호수가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캐슬 락 Castle Rock 트레일헤드 정상에 올라 눈에 담는 호수와 아디란댁스의 단풍 뷰는 말로 형용할 수 없게 아름답다. 글쓴이는 친구들 6명과 개 1마리와 함께 올라갔는데 등산하는데 1시간 30분 정도 하산하는데 1시간 20분 정도 걸린 듯하다. 



하산 후에는 맛있는 음식으로 기력을 보충해 주어야 가을 나들이를 잘 마무리했다고 할 수 있겠다. 추천 식당은 블루 마운틴으로부터 5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토니 하퍼스 피자 앤 클램 쉑 Tony Harper's Pizza & Clam Shack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곳에서 꼭 시켜야 하는 메뉴는 조개찜 Steams Clams이다. 


화이트 와인 소스와 함께 쪄낸 조개에 버터에 구운 바게트가 곁들여 나오는데 조개는 말할 것도 없고 와인 소스와 바게트의 궁합이 환상적이라 글쓴이 일행은 몇 번 더 바게트를 추가 오더해 소스를 남김없이 먹어버렸다는 후문이다.

 


구글맵: https://goo.gl/maps/FY92dfzxKsLXsQkx8

타임스퀘어로부터 걸리는 시간: 4시간 57분


아디란댁스 지역을 가시는 분들 중, 시간과 여건이 되신다면 꼭 들리셨으면 하는 추천 장소가 있다. 바로 다름 아닌 아디란댁스 웰컴 센터 Adirondacks Welcome Center이다. 미국의 웰컴 센터는 일반적으로 깨끗하게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감정사가 장거리 운전을 할 때면 꼭 들리는 곳 중 하나이다. 아디란댁스 웰컴 센터는 감정사가 지금까지 방문했던 웰컴 센터 중 가장 트렌디했다.


보통 웰컴 센터의 자판기에는 콜라, 초콜릿 바 등 별로 건강하지 않고 어디서나 살 수 있는 제품들을 구매할 수 있기 마련인데, 아디란댁스 자판기는 아래 가장 마지막 사진에서 볼 수 있다시피, 로컬 상품들로만 구비되어 있다. 콤부차, 탄산수, 커피 등뿐 아니라 팬케이크 믹스, 티셔츠 등 "이걸 여기서 판다고?" 할 만한 제품들도 만나볼 수 있다.


하이킹 안 하고 여기서 기념품만 사가도 여행 다녀온 느낌이 물씬 나겠는걸?


글쓴이가 고른 제품들은 오바마 취임식 때 선택받은 물로 유명한 Saratoga Springs 지역의 탄산수와 Kru coffee의 라테이다. 둘 다 정말 너무 맛있어서 크루 커피는 직접 방문하고야 말았다. 

◆이 글을 읽고 Adirondacks 가시는 분들은 Adirondacks Welcome Center 꼭 가시기로 약속해요...!

구글맵: https://g.page/AdirondacksWelcomeCenter?share

타임스퀘어로 부터 차로 걸리는 시간: 3시간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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