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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칭공학자 이한주 May 30. 2022

Yes and로 말해요.

승승의 대화법

관계에는 세 가지 방향이 있다. 다가가는, 멀어지는, 적이 되는 방향이다. 이 경향은 언어 습관으로 나타나곤 한다. 의도와는 달리, 사용하는 언어 때문에 관계가 멀어지기도, 가까워지기도 한다. 습관적으로 하는 말이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인식할 필요가 있다.


적이 되는 말은 상대에 대한 즉각적인 반대 의견으로 나타난다. 주로 No but의 형식이다.
- 그건 아니죠. 규정상 안 됩니다.
- 이 자료는 근거가 부실하네요. 백 데이터를 보완하세요.
- 늦게까지 일하면 뭐합니까. 성과를 내야지.


No but 대화는 상대가 틀렸고 내가 옳다는 태도다. 아무리 사리에 맞더라도 No but 언어를 들으면 적대감이 생긴다.




멀어지는 말은 Yes but 형식으로 나타난다. 상대의 의견이나 입장을 듣는 것 같지만 결국 자신이 옳다는 태도다.


- 사정은 알겠습니다만, 규정상 어렵습니다.

- 고생은 했는데, 근거가 부실하네요.

- 늦게까지 일했지만, 성과가 아쉽습니다.


Yes but을 들은 사람은 적대감은 아니더라고 실망감을 느낀다. 내 편은 아니구나 하는 거리감이 생긴다.
   



다가가는 말은 Yes and 형식이다. 상대의 의견을 존중하고, 나의 견해도 제시한다. 함께 성취하는 방법을 찾는다.


- 그런 사정이 있으시군요. 해결해야 할 규정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 납기를 지키느라 고생했네요. 근거가 좀 보완되면 완성도가 더 높아지겠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제가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 늦게까지 애썼습니다. 그 수고가 성과로 이어지면 좋겠어요. 어떻게 하면 될까요?


Yes and를 들은 사람은 감정적으로 연결된다. 우리가 한 편이라고 여기게 된다. 같은 편이 되어 되는 방법을 찾는다.




A팀장에게 B과장은 요사이 앓는 이 같은 존재다. 10년째 같은 부서에서 일해 왔는데 최근 부쩍 실망스러운 모습이 보인다. 자리를 비우는 이 잦고, 성과도 평균 이하다. 다른 부서원들로부터의 평판도 좋지 않다.


'요즘 왜 그러냐. 정신 차리고 일하라'라고 따끔하게 일렀지만(No, but), 나아지는 기미가 보이지 않고 오히려 마주치지 않도록 피하는 것만 같다.

A팀장은 B과장을 다시 만나, 전과는 다른 방법으로 대화했다.
"B과장, 지난번엔 내가 너무 몰아붙였던 것 같다. 미안해. 오늘은 B과장 사정을 좀 듣고 싶어. 요즘 상황이 어떤지 이야기해 주겠어?"


마음이 열린 B과장은 우선 서운한 마음을 토로했다. 만성 디스크가 도져서 정상적인 업무가 어려웠다. 치료를 위해 근무 시간 중에 병원에 다녔고, 눈치가 많이 보였다. 밀린 업무를 캐치 업하기 위해 거의 매일 밤늦게까지 일했다. 그런 상황에서 자신이 노력한 부분은 알아주지 않고, 결과만 가지고 푸시받으니 억울했다는 것이다.

A팀장은 B과장을 인정하면서 함께 방법을 찾도록 했다(Yes, and).
"그랬구나. 늦게까지 일한 것은 알아주지 않고 내가 다그쳤으니 서운할 만하네. 미안하다.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하면 B과장이 고생도 좀 덜하면서 성과도 잘 낼 수 있을까? 내가 무엇을 도와줄까?"


마음이 풀린 B과장은 이후 업무에 책임감을 보이며 자주 중간보고를 했다. 문제가 있을 땐 적극적으로 지원을 요청하며 상당한 성과 향상을 이루었다. 상황이 바뀐 것은 없지만, 상사를 적이나 불편한 존재가 아닌 지원자로 보면서 신뢰가 회복되고 성과도 잘 내게 된 거다.




Yes, and는 승승의 대화다. 먼저 상대의 의도, 노력, 수고를 인정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우리를 한 편으로 만든다. 함께 공동의 목표를 추구한다.


개인적인 관계를 넘어서, 조직 차원의 확대 적용이 가능하다. 부서와 부서, 회사와 고객사, 협력사와의 관계에서도 Yes and 접근은 승승의 파트너십을 만든다.


혹시 상대의 말을 듣고 안 되는 것부터 찾지는 않는지 점검해보자. 일단 긍정으로 바꿔보자. Yes로 다가가서, 적이 아닌 동료를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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