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코칭공학자 이한주 Dec 23. 2019

연말에 받은 선물

시간의 예술, 코칭


 하반기에 한 대기업 리더를 코칭했다. 이 리더가 코칭에 반감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몰입하지도 않는 것 같았다. 약속 시간을 깜빡하기도 하고, 계획한 실행도 종종 뻬먹곤 했다. 그래서 나는 그 케이스가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런데 이 분이 코칭을 종결한 후에도 종종 연락을 주신다. 연말 리더십 평가가 높게 나왔다고, 팀원들이 원하는 대로 모두 승진했다고.... 코치님 덕이라고, 감사하다고 말씀하신다. 고객의 성장과 성취는 코치에게 가장 큰 선물이다. 정말 정말 감사하다. 


생각해 본다. 나는 왜 그 리더와의 코칭이 만족스럽지 않았을까? 

당장의 변화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눈에 띄는 행동이 실천되지 않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코치 혼자 조바심을 냈었고, 부끄럽지만 고객에 대한 믿음이 부족했었다. 

코칭은 고객의 삶에 작건 크건 분명한 영향을 미친다. 그 영향의 결과는 빨리 나타날 수도, 천천히 나타날 수도 있다. 그래서 코치에게 필요한 것은 과정에 대한 확신이 아닐까?



 농사는 시간의 예술이다. 농부는 땅을 갈고 씨앗을 심고 기다린다. 자신의 일에 대한, 과정에 대한, 그 결과에 대한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싹이 나오기 전의 시간을 견딜 수 없을 것이다. 

코치도 코칭의 가치와 고객을 믿고 기다려야 한다. 코치가 고객과 함께 있는 동안 고객의 마음에 변화의 씨앗이 뿌려진다. 눈에 보이는 행동의 변화가 없어도 생각이 바뀌고 있을지 모른다.  서로가 모르는 사이에 씨앗이 싹을 틔우고 자라서 열매를 맺는다. 확장된 사고는 행동의 변화를 낳고, 새로운 행동은 다른 결과를 만들어낸다. 어찌보면 프로세스의 당연한 결과다. 그러니 조급해 하지 말고 의심하지도 말자. 이 믿음으로 내년에도 코치로 살아갈 수 있겠다. 

작가의 이전글 프로게이머가 되겠다는 아들에게 아빠가 준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