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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칭공학자 이한주 Mar 14. 2020

코칭의 기원

코칭 입문 01

세계 각국에는 라이벌 대학 간의 친선 경기가 있다. 우리나라엔 연세대와 고려대, 영국에는 옥스퍼드와 캠브리지가 라이벌 전을 벌인다. 미국에서는 예일과 하버드가 1875년부터 친선 미식축구 경기를 해 왔다. '더 게임'이라는 이 정기 시합은 동문들까지 합세하여 매년 큰 축제로 벌어진다.

https://www.ivyrugby.com/news/1875-game-harvard-vs-yale

1875년 이후 양 학교의 승률은 어떻게 되었을까? 첫 시합은 4:0으로 하버드의 승리였다. 그러나 놀랍게도 30년간 이 축제는 21승 5패 4무로 예일의 압승이었다. 보통 라이벌전이라 하면 서로 비슷한 기량으로 엎치락뒤치락하는 재미가 있기 마련인데, 도대체 예일과 하버드는 어떤 차이가 있었기에 그렇게 일방적인 결과가 나왔을까? 예일에는 있고 하버드에는 없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헤드 코치'였다. 예일에는 헤드 코치가 선수들의 기량과 팀의 경기력 향상을 조직적으로 지원하였지만 하버드에는 헤드 코치가 없었다. [1] 30년이 지나서야 하버드도 코치를 영입했고, 그 결과 더 게임 136년 역사 속에서 하버드는 60승 67패 9무의 성적으로 예일과 호각을 다투고 있다. [2]

이 이야기는 코치의 존재감을 보여줄 뿐 아니라 코치의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음도 알려준다. 구글에서 'coach'를 검색하면 버스, 마차, 스포츠 코치 등의 이미지가 뜬다. 코치는 원래 15세기 마차를 만들던 헝가리 북부 Kocs라는 마을 이름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1830년 경에는 영국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개인 교사를 일컬었고, 이후 운동선수의 경기력을 높이는 훈련가라는 뜻으로 널리 쓰였다.

이처럼 코치라는 단어는 원래 마차에서 유래되었다. 오늘날의 택시 같은 역할을 하는 마차는 트레이닝과 관련한 기차(트레인)와 대비하여, 같은 운송수단이지만 다른 차별점이 있다. 즉 기차는 많은 인원을 한 번에 원하는 목적지에 근처 역까지 이동시켜 주지만, 택시는 소수의 인원을 정확한 목적지 바로 앞까지 데려다준다. 이런 맥락에서 저명한 상담가에서 코치로 전업한 게리 콜린스는 코칭을 개인이나 그룹이 현재 있는 곳에서 원하는 곳까지 가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자 행동이라고 정의한다.

COACH 브랜드 로고

1970년대 티모시 골웨이는 하버드 테니스 팀 주장 출신으로 테니스를 효과적으로 가르치는 획기적인 방법을 개발하였다. 당시 체육계에서 무언가를 가르치는 방법은 트레이너가 지시하는 대로 훈련을 반복하는 것이었다. 골웨이는 사람 내부에 이미 타고난 능력이 있어서 더 잘하려는 노력이나 자기비판을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의식에 집중하면 쉽고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 방식을 사용한 선수들은 평소보다 더 재미있게 학습을 즐겼고 더 빨리 향상되었다. 골웨이는 테니스에서 발견한 새로운 학습 방식을 이너 게임이라 명명하고 스키, 골프 심지어는 음악 연주의 영역까지 확대시켰다. 골웨이는 자신의 코칭을 상대를 직접 가르치기보다 상대가 스스로 배울 수 있도록 도와, 개인의 잠재력을 발휘하고 성과를 최대화하는 것이라 했다.

골웨이의 이너 게임의 진정한 가치를 알아본 이가 있었으니 존 휘트모어였다. 휘트모어는 원래 영국의 유명한 자동차 레이서 출신이었다. 심리학과 조직 개발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레이싱 은퇴 후 이너 게임 방식으로 테니스와 골프를 가르치다가 이 방법론이 비즈니스에도 적용 가능성이 있음을 깨달았다. 곧 가르치지 않고 스스로 깨우치게 하는 코칭 방법론은 비즈니스 리더의 성장과 조직의 성과 창출에 효과적으로 활용되었다. 휘트모어는 코칭이란 구성원에게 동기부여를 통해 조직에 몰입하게 하는 성과지향적인 활동이라고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