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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칭공학자 이한주 Jul 29. 2020

아이들에게 배우는 리더십

교사와 학생 사이, 상사와 부하 사이

요즘 아이들 머릿속엔 뭐가 들어있을까?

고3 딸 아이가 소논문을 쓴다고 해서 통계 분석을 도와주었다.

학생이 느끼는 교사의 태도와 학생의 과제 수행 간의 관계를 조사한 연구였다.


주요 발견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교사의 공감과 존중은 상관관계가 .73으로 가장 높았다.

  즉, 학생은 교사의 공감 태도를 자신에 대한 존중으로 인식할 개연성이 높다.

 2) 교사가 학생을 공감하고 존중할 때 학생도 교사를 존중한다.

 3) 교사가 학생을 존중할 때, 학생은 과제를 더 잘 수행한다.

 4) 교사가 일방적으로 과제를 내주는 것은 다른 변수들과 관계가 없었다.

 즉, 교사의 일방적인 과제 부여는 교사-학생 간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학생도 교사의 역할을 이해하고 있단 얘기다.


주관식 답변들도 살펴보면 재밌다.

학생이 과제를 안 하는 이유는 까먹어서, 귀찮아서, 바빠서, 필요성을 못 느껴서다.

학생이 과제를 하는 이유는 자신에게 유익해서, 혼날까 봐, 선생님이 좋아서, 과제가 재밌어서다.

학생이 교사를 좋아하는 이유는 들어주고, 이해해주고, 존중해주기 때문이다.

학생이 교사를 싫어하는 이유는 차별대우하고, 말로 상처 주고, 일방적이고, 안 듣고, 간섭과 잔소리가 많아서다.

학생은 유익하고, 재밌고, 자신에게 필요한 과제를 하고 싶어 한다.

학생은 왜 해야겠는지 모르겠고, 양이 너무 많고, 대충 내준 과제와 교사가 나중에 기억하지 못하는 과제는 하고 싶지 않다.


한 학생이 이런 코멘트를 한 것이 인상적이다.

"A 선생님은 우리 이야기를 끝까지 듣지 않고 무작정 말씀하신다. 항상 사랑한다고 끝맺으신다. 우리로서는 존중받지 못한다고 생각이 든다."

사랑한다고 말한다고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존중한다고 말한다고 존중하는 것이 아니다.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고, 그의 편에서 행동할 때 존중도 나오고 사랑도 생긴다


조직에서 상하 구성원들 간에 일어나는 일도 이와 다르지 않다.

존중받고 싶으면 존중하라.

상대 입장을 헤아려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공감이고 존중이다. 

일을 줄 때는 왜 해야하는지, 어떤 유익이 있는지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업무를 시킨 다음에는 제대로 된 피드백을 줘라. 동기부여와 성장의 발판이 된다. 

중요한 가치가 있다면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줘라. 


아이들에게 잘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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