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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annseo Apr 04. 2024

프리지아

새로운 시작을 응원합니다.

신촌에 있는 한 꽃집이 발걸음을 멈춰 세웠다. 

더 정확히는, 노오란 꽃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제일 좋아하는 프리지아였다.

수중에 있는 돈은 몇 푼 없었지만,

시들어가는 삶에 소소한 낭만 하나 품어보고 싶었다.


신중히 고른 프리지아 한 단.

활짝 핀 아이들을 뒤로하고, 푸른 꽃망울이 가득한 아이를 데려왔다.

숨이 막힐까, 감겨있던 테이프를 서둘러 풀어주었다. 

다 마신 이온음료병으로 집도 마련해 주었다.


그렇게 우리 집 창가에는 작고 푸른 희망들이 생겨났다.

아직 잠들어있는 꽃망울이지만,

서서히 때를 기다리고 있다.

노란 불꽃이 터질 알맞은 때를.


그러고는 움츠러든 나에게 따뜻한 초대장을 건넨다.

함께 무르익어가자고.


새롭게 타오를 그때에 맞춰,

인내의 타이머를 맞춰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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