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에 찢긴 하늘을 무지개가 가득 메웠다.
나의 세계가 깨졌다.
그간 열심히 지켜왔다고 생각한 나의 세계가.
와장창 깨져버렸다.
인생이 참 덧없다고 생각할 때 즈음,
커다란 무지개를 보았다.
파란 하늘을 갈기갈기 찢어놨던 먹구름이 지나가고,
빨주노초파남보, 빼놓은 색 없는 무지개가 나타났다.
무지개로 다시 메꿔진 저 파란 하늘이 감동스럽다.
희망 하나 보이지 않던 하늘이었는데도,
먹구름의 비와, 새어 나오는 빛이 만나 사람이 표현할 수 없는 색을 만들어냈다.
그러고 나서 무지개는 멍하니 쳐다보고 있는 나에게 새끼손가락을 내밀었다.
‘나의 세계도 비참히 찢어졌지만,
조각들을 다시 이어 붙일 수 있는 날이 오겠지.
조각들의 틈은 희망들로 메워져,
완전히 새로운 세계가 펼쳐질 거야.
흉해 보이는 그 틈이 아름다운 것들로 채워질 나만의 세계가.‘
무지개의 새끼손가락에 나의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희망의 약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