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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판고륜 Sep 02. 2016

가을

무엇인가 생각하려하는 나는...

하얀 눈이 녹으며

황량한 들판이 들어나던 봄 날에

몸서리치며 쏟구치는 새싹과 아지랑이를 그리고


쏟아지는 햇 살에

우거진 녹음에 검푸른 여름 날에

벗어제친 알 몸으로 땀으로 이룬 초원을 그리고


천고마비 이 가을에

여무는 가실의 누런 그리고 붉은

색색이 갈아입은 새 옷 입은 나그네를 맞는다

무엇인가 생각하려하는 아는

천천이 깨달아 무언가를 쓰고

고개를 숙인 이삭을 찬미하며

마음 만은 아이가 되어보고

비대한 늙음의 반성을 소리친다

하늘이 높고 말이 살이 찌고

나는 존귀한 생을 노래한다

아이야 아이야 아아이이야야

처음이 끝이고 끝이 처음이라

아리랑 고개가 하하 호호 로다


가실이 가실이 잇고 잇고 간다

가을이 가을이 입고 입고 간다

나는 너를 보아 어얼시구 좋구

너는 나를 보아 저얼시구 좋다

모두가 백년지기 동무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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