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한 편 읽고 네 생각이 났어
언젠가 진창 깊숙이 가라앉았던 나를
조심스레 안아올려 머리카락 한올 한올
가지런히 씻겨준 네가.
언제부턴가 사람들이 그런 말을 해
너는 너 스스로를 꽤 좋아하는구나, 라고.
그런 말을 들으면 나는 그 여름날 너를 생각해.
네가 나는 사랑 받아야만 하는 사람이라고 그랬으니까.
반짝반짝 빛나는게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말해줬으니까.
내가 좋아하는 네가 좋아한 나를 나도 좋아하기로 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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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푸르른 노랫소리를 사랑할게
청춘이니 꽃이니 하는 너의 붉음을 지켜줄게
새벽에 미처 못자 헤던 너의 우울한 보랏빛도
내가 전부 한 데 모아 하늘로 쏘아올릴게
네 눈물보다 많은 빛으로 산란하게 할게
전부 별처럼 빛나게 해줄게
서덕준, 장밋빛 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