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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소금 Nov 06. 2017

나는 상처투성이입니다.

나의 별명은 언제나 돼지였다.

나는 상처투성이입니다.

눈빛은 초롱초롱 참 밝았던 아이였다. 배짱도 두둑하고, 포부도 컸다. 오늘은 무엇을 그려볼까? 내일은 무엇을 그려볼까? 항상 생각하고 호기심이 많았던 아이였다. 회사에서 4번씩이나 해고를 당하기 전까진, 디자인에 대한 가치를 낮게 바라보는 일부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받기까지. 내가 이렇게 상처투성이가 될 줄은 몰랐다.

돼지 냄새 나

고도비만이었던 초등학교 4~6학년 시절. 남자인 친구들은 내게 돼지라고 놀리며 괴롭혔다.

그런 내게 친구가 되어주는 건 그림이었다. 그림 속 나는 big사이즈의 옷이 아닌, 입고 싶은 예쁜 옷을 마음껏 입을 수도 있고, 먹고 싶은 음식들도 눈으로 먹을 수 있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도 전에 6살에 꿈을 정해버린 나, 꿈을 사랑해버린 나.

지금 나는 프리랜서 일러스트 작가이며, 프리랜서 그래픽 디자이너이다. 


주변 사람들 曰 "그림 이까짓 거 빨리 그릴 수 있지 않아?", "그림이 밥 먹여줘?",

"디자인이 벌이가 돼?…라고 쉽게 말하는 사람들.

사회적 시선 曰 "회사 경력이 4개월밖에 없네요?",

어느 날은 면접을 보고 돌아오는데 면접관이었던 한 분이 내게 문자를 통보했다.

"불합격했습니다. 하지만, 이 회사에 오기에 너무 아까운 인재네요. 수상경력도 많고 괜찮은 실력인데, 여기 오기 아깝습니다."라는 위로의 말.

나는 익숙한 나의 그림과 디자인 작업에 오늘도 한 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간다.

나의 꿈의 나이도 어느덧 20살이다. 나는 참 외로운 사람이다. 그리고 그 외로움에 익숙해지고, 외로움을 사랑하고 있다. 외로움은 절대 나쁜 것이 아니다. 나의 마음은 갈대처럼 살랑살랑 불어왔다. 주저앉아 포기하고 싶을 때도 너무 많았다. 사람은 힘든 일이 있을 때, 그제서야 인간관계가 정리가 된다고 한다. 내겐 그림만이 오직 내 옆에 남아있었다. 난 영원히 작품을 만드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


인생은 마이웨이라고 늘 외치는 여자,

일러스트 작가 한소금

브런치 brunch.co.kr/@hansalt58

인스타그램 www.instagram.com/hansalt58

블로그 blog.naver.com/skdbs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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