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이혼, 정조에 대하여...
이성을 그리워하는 애타는 마음 때문에 결혼을 하는 것은 구속된 생활에 빠지는 것이다. 그보다는 자신을 찾기 위해 번민하면서 구속된 생활을 미룰 필요가 있다. 그를 위해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제도가 유곽이다. 성욕 한 가지로 인하여 일찍이 자기 몸을 구속할 필요가 없으며 그런 이유로 여자 공창뿐 아니라 남자 공창도 필요한 것이다.
[나혜석, 글쓰는 여자의 탄생_ 독신자의 정조론 中 일부 요약]
‘조선 남성 심사는 이상하외다. 자기는 정조 관념이 없으면서 처에게나 일반 여성에게 정조를 요구하고 또 남의 정조를 빼앗으려고 합니다. 서양에나 동경 사람쯤 하더라도 내가 정조 관념이 없으면 남의 정조 관념이 없는 것을 이해하고 존경합니다. 남의 정조를 유인하는 이상 그 정조를 고수하도록 애호해 주는 것도 보통 인정이 아닌가. 종종 방종한 여성이 있다면 자기가 직접 쾌락을 맛보면서 간접으로 말살시키고 저작[입에 넣고 씹는] 일이 불소하외다. 이 어이한 미개명의 부도덕이냐.
[나혜석, 글 쓰는 여자의 탄생 _ p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