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전 여성의 명쾌한 모된 감상기
자식은 악마요. 모성은 본능이 아니라 경험이다.
자식이란 모체의 살점을 떼어가는 악마
[나혜석, 글 쓰는 여자의 탄생 中 '모된 감상기']
세인들은 항용, 모친의 사랑이라는 것은 처음부터 모 된 자 마음속에 구비하여 있는 것같이 말하나 나는 도무지 그렇게 생각이 들지 않는다. 혹 있다 하면 2차부터 모 될 때에야 있을 수 있다. 즉 경험과 시간을 경하여야만 있는 듯싶다.
<중략>
최초부터 구비하여 있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5,6 개월의 장시간을 두고 포육 할 동안 영아의 심신에는 기묘한 변천이 생기어 그 천사의 평화한 웃음으로 모심을 자아낼 때, 이는 나의 혈육으로 된 것이요, 내 정신에서 생한 것이라 의식할 순간에 , 비로소 짜릿짜릿한 모된 처음 사랑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나혜석, 글 쓰는 여자의 탄생 p.261]
그렇게 내가 전에 희망하고 소원이던 모든 것보다 오직 아침부터 저녁까지 똑 종일만, 아니 그는 바라지 못하더라도 꼭 한 시간만이라도 마음을 턱 놓고 잠 좀 실컷 자 보았으면 당장 죽어도 원이 없을 것 같았다.
[나혜석, 글 쓰는 여자의 탄생 p.256]
"청구 씨여, 반드시 후회 있을 때 내 이름 한 번 불러 주소. 4남매 아이들아, 에미를 원망치 말고 사회 제도와 도덕과 법률과 인습을 원망하라. 네 에미는 과도기에 선각자로 그 운명의 줄에 희생된 자이었더니라. 후일 외교관이 되어 파리에 오거든 네 에미의 묘를 찾아 꽃 한 송이 꽂아 다오."
[나혜석, 글 쓰는 여자의 탄생 p. 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