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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춘춘 Jul 06. 2023

청개구리 엄마의 본심은...

엄마도 사람인걸

청개구리는 엄마 말을 지독히도 안 들었다.
늘 엄마가 하는 말의 반대로 행동했다.
절대로 뱀이 나오는 곳에 가지 말라는 엄마 말을 당연히 듣지 않은 청개구리는 어느 날 뱀을 만나게 되고 뱀에게 물릴 결정적 순간에 엄마가 나타나 청개구리의 목숨을 구하고 자신은 죽고 만다.
숨이 끊어지기 직전 울부짖는 청개구리에게 엄마가 말한다.
엄마를 산에 묻지 말고 꼭 강가에 묻어달라고.
그렇게 말해놔야 반대로 산에 묻어줄 거라고 생각한 엄마.
하지만 이번엔 깊이 뉘우친 청개구리가 엄마 말을 곧이곧대로 듣고 강가에 엄마를 묻는다.
그 후 비가 올 때마다 엄마 묘가 떠내려갈까 봐 걱정이 되어 개구리가 개굴개굴 운다는 슬픈 이야기.



어린 시절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청개구리를 원망했다. 그니까 말 좀 잘 듣지 안 그랬으면 엄마 안 죽었을 텐데.

조금 자라고 나서는 그 엄마 참 어지간하다 싶었다.
죽고 나서 어디 묻힌들 어떻다고 그걸 유언으로 남겨서 애가 평생 안절부절못하게 하나. 마지막으로 자식 한번 믿어주지.

그리고 요즘,
내 아들의 사춘기를 맞이하여 새로운 추정을 하게 됐다.

그 엄마, 이런 마음이었을지도 모른다.


"이 자식, 속 좀 썩어보라지."



지난 주말...
수제버거를 먹으러 갔다.

각자 햄버거를 하나씩 주문했고, 아들은 어니언링을 두 세트나 더 요구했다.

"두 세트면 열 개야, 너무 많지 않아?"
"아니야, 다~~먹을 수 있어."

아들이 큼지막한 햄버거를 먹어치우는 사이,
우리 부부는 어니언링을 한 개씩 집어 들었다.

"아! 내껀데? 엄마 아빠 먹을 거면 더 시켰어야지."
상당히 불쾌한 표정이다.

열 개를 혼자 다 먹겠다는 심보였던가.
이놈에 욕심쟁이
이럴 땐 인간 대 인간으로 얄밉고 서운하다.

어쨌든 우리가 한 개씩 먹고 8개는 아들 차지다.

잠시 후...
아니나 다를까 아들은 어니언링 8개를 다 못 먹었다.

"엄마, 다 못 먹겠어. 느끼해"

아무리 먹성 좋은 중학생이라도 느끼해서 다 못 먹겠지.
남편과 나도 더는 못 먹겠기에 결국 몇 개 남겼다.

"욕심 너무 냈어. 아깝다."
"윽.. 너무 느끼해~."

속이 안 좋을까 봐 걱정되는 게 50프로,
좀 쌤통인 거 50프로,
솔직히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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