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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춘춘 Mar 01. 2021

시드니 셀던을 영어로 읽는 즐거움

Master of the game

대학생때부터 시작된 나의 영어공부는 아직도 끝이 나지 않았습니다. 

이건 그냥 평생 할것 같네요. 이제는 지겹지도 않고 취미처럼 하고 있어 재밌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실력이 확 늘지는 않는군요. 


그 옛날 '영절하'를 공부할 때부터 지금까지 안해본 방법이 없을 정도이고, 들인 돈만 해도 연수 갔다 오고도 남았어요. 하지만 우리 나라 사람중에 이런 사람들은 많을테니까요, 제 주변만 해도 많으니 대한민국 국민의 학비 중 일부인가 보다 하고 위로해 봅니다. 


그나마 해본 방법 중 효과있다고 생각되는 방법이 영어원서읽기 입니다. 

작년에 '레몬쌤'의 책을 읽고 열정에 불타 시작한 것인데 아직까지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작년부터 올 초까지 다니엘 스틸의 소설 12권을 다 읽었습니다. 아직 다니엘 스틸 추천도서가 좀 더 남았지만 너무 지겨워서요. 

일단 시드니 셀던으로 넘어왔습니다. 


첫 페이지를 읽을 때는 앞이 좀 깜깜했어요. 

다니엘 스틸의 문체에 익숙졌는지 문장 자체가 조금 더 복잡했습니다. 

단어도 더 어렵고, 무엇보다 극적인 문장과 비유들이 많아 다니엘 스틸보다 이해하기 더 어렵다고 느껴졌습니다. 

다니엘 스틸을 더 읽어야 하나, 아직 멀었나, 조금 기운이 빠지더군요. 

그래도 그냥 읽었습니다. 

뭔 소린지 모르겠고, 상상인지 현실인지 잘 모르겠는 두 페이지 정도를 지나고 나니 약간 이해가 가기 시작했습니다. 


원서 읽기를 할 때 위기의 순간은 새로운 책을 잡아서 도입부를 읽기 시작할 때인 것 같습니다. 

이해가 바로 되지 않으면 딱 내려놓고 싶어지니까요. 

그럴 때 이겨내는 방법은 그냥 읽는 것입니다. 이해가 안 가도 좀 넘어가거나, 정 안되면 읽고 읽은 부분을 또 읽고, 소리 내서 읽어보고. 

그러다가 흐름이 잡히기 시작하고, 스토리가 파악되고, 등장인물들과 정이 들기 시작하면 그때는 궤도에 오르게 되어 속도가 나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모르는 단어가 무더기로 나오거나, 아무리 읽어도 이해가 안 가는 문단을 만나면 좌절하게 되죠. 그럴 땐 뭐, 이걸로 먹고 살 건 아니니까 언젠가는 되겠지 하면서 다시 맘잡고 읽습니다. 


첫 몇 페이지를 읽을 때는 내가 많이 좋아진 건 아닌가 보다 싶어서 실망감이 들었지만 그건 잠깐이었습니다.

이야기가 너무 재밌어요. 

이러니 시드니셀던 책이 세계적으로 그렇게 많이 팔리고 영화며 드라마로도 줄줄이 제작됐구나 싶습니다. 옛날 스토리이지만 지루함이 전혀 없어요. 토요명화를 세편 정도 본 듯한 기분입니다. 


시대적 배경은 유럽에서 남아프리카로 금을 찾아 많은 사람들이 몰려가던 1883년부터 시작됩니다. 

역사적 사실들을 토대로 하고 있어 그 당시 사실들을 알아가는 재미도 있습니다. 

아프리카를 점령하고 지하자원을 착취하기 위한 도구로 원주민들을 노예처럼 부리던 백인들에게 새삼스러운 분노도 일게 되고요. 참 염치없고 잔인하죠. 


1세대 주인공 Jamie 가 다이아몬드가 널려있는  Namib Desert에 진입하는 장면은 정말 흥미진진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가장 재미있었어요. 

Namib Desert 가 궁금해서 검색했는데 굉장히 광활하고 신비로운 곳일 것 같네요. 

바다와 맞닿은 사막이 아름답고도 무섭게 느껴졌습니다. 



Namib Desert <출처 : The Weather Channel>



일년전 Namib Desert의 모습이라고 하네요. 관광객들이 보이니까 덜 웅장해 보이지만 저 끝없는 사막 앞에 바다가 있는것은 여전히 신비로워 보입니다. <출처 : Vilily>


Jamie의 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을 때는 좀 많이 안타까웠어요. 감정 이입이 되어 오래 상상이 됐습니다. 

그리고 Kate의 손녀 쌍둥이들의 이야기는 또 다른 영화 한 편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전반적인 내용을 볼 때 Kate는 살인을 하지 않았다 뿐이지 감정적으로 볼 때 사이코패스는 맞는 것 같아요. 그 기질을 Eve 가 이어받아 본격적인 사이코패스의 진수를 보여줬고요. 

쌍둥이들 이야기는 너무 재밌어서 하루에 100페이지 이상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중간에 진도가 좀 지지부진했는데 쌍둥이 이야기를 빨리 읽을 수 있어서 목표했던 2월 안에 다 읽을 수 있었습니다. 


분량이 많은 만큼 배경과 묘사가 많습니다. 

그게 지루할 때도 있지만 음식이나 옷에 대한 묘사는 상상이 돼서 재미있기도 했습니다. 

Alexandra의 생일 파티 메뉴를 Eve가 따라 하는 장면에서 나오는 음식들이 궁금해서 검색해 보기도 했습니다. 등장인물들이 먹던 음식들을 중간중간 검색하는 것도 재미가 쏠쏠했어요. 


Alexandra의 생일 파티 음식과, 식당에서 먹은 Stuffed Artichokes




책이 재미있어서 유튜브를 찾아보니 시리즈 전편이 올라와 있네요. 


대사나 스토리가 소설과 매우 유사합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등장인물들이 소설 속 묘사처럼 입이 떡 벌어질 만한 미남미녀들은 아니라서 상상을 좀 깰 수 있습니다. 

영상을 먼저 보면 책이 재미없기도 하고, 책을 읽으면서 상상을 해야 재미있는데 영상 때문에 상상이 방해되더군요. 

스케일도 소설만큼 웅장할 수는 없으니 조금 시시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나중에 소설을 읽고 나서 내가 이해한 부분이 맞는지 확인해 보는 용도로 중간중간 보았습니다. 


Namib Desert의 해변도 영상에서는 너무 아담했어요 ^^






시드니 셀던 소설의 단점은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자꾸 다른 일을 미뤄놓고 읽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영어원서 일기로 매우 좋은 소재죠. 중간에 그만두기가 힘들어요. 


다음 레몬쌤의 시드니셀던 미션 도서는 'If tomorrow comes'입니다. 

이 책도 분량은 만만치 않은 것 같습니다. 

3월 중에 다 읽는 것이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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