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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 Lee Jan 02. 2024

자기 가축화

우리는 스스로를 가축화한다, 아니 가축화 되어진다.  

며칠 전 회사의 20대 초반의 남자 개발자분이 앳된 얼굴의 수염을 레이저 제모하고, 입 주변에 보톡스를 맞아 반찬고를 붙이고 있었다. 이 개발자분은 흔히 말하는 z세대의 무신사 패션? 무신사로 매일 한껏 멋 내고 출근하시는 외모를 신경 많이 쓰는 멋쟁이이다. 그분은 열심히 운동하고, 주말이면 야구, 마라톤을 하는 남성적인 취미생활을 즐기고 있지만, 난 그의 모습을 보면서 나의 20대와 다른 현시대의 20대들을 보면서 나의 20대의 시대보다 더 여성화? 된 20대의 남성을 보았다. (어쩌면, 레이저 제모와 보톡스가 여성들이 하는 미용시술이며, 20대 남성이 이 시술을 했다는 걸 의아하게 생각하는 나는 시대에 뒤처지고, 꼰대가 된 걸 수 있다...ㅠ,.ㅜ)


그와 동시에 지금의 시대를 살아가는 20대의 자기 가축화를 위한 내면적 노력과 동시에, 결정력이 강하고 독립적인 개인으로 조직 안에서 스스로를 가축화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들이 충돌하여, 컨트롤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자주 본다. 확실히 20년 전 나의 20대 때의 남성들의 표본과 지금의 20대의 표본은 다르다.    


물론, 나의 20대도 그러하였다. 사회에 속하려고 발 버둥치는 동시에, 사회와 조직은 모두 부조리라 생각했다. 그때 내가 바라본 조직과 사회 속 남성들은 지금보다는 더 야만스러움이 많았다.


지금의 남성들은 점점 야만스러움을 잃어? 지워가고 있다. 나는 이것을 사회의 발전에 의한 자연스러운 변화(진화), 또는 성 불평등의 여러 문제를 야기하던 남성들이 옳은 방향으로 발전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계몽되고 있다.  (조던피터슨은 이런 남성들의 중성화? 사회화?를 안타깝게 언급하곤 했다. 본성적으로 여성보다 더 야만성을 가지고 태어나 성평등이라는 이름아래 본성을 숨겨야 한다는 게 그 이유이다.)  

  

여하튼, 내가 생각하는 현시대의 남성들의 계몽의 특징은 성 평등과 다양성에 대한 인식과 민감성이 증가하고 있다. 이전에는 남성이 가진 성적 특권과 성 역할이 사회적으로 인정받아 왔지만, 현재는 여성과 소수자 집단들의 권리와 존중에 대한 필요성이 중요시되는 사회에 살고 있다.

남성들은 이제 더 이상 이전의 특권으로 사용되던 본인들의 성 역할을 따르는 것이 아닌, 다른 성별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깨닫고 있다.


또한 성차별이라는 이름으로 현대사회에서는 가정과 직장, 교육 등에서 성별에 따른 역할 분담이 없어지고 있다. 남성들은 가족과 직장에서 여성들과 동등한 지위와 권리를 가지고, 서로 협력하며 함께 성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런 남성들의 계몽은 꼭 이루어져야 하고, 이러한 계몽의 흐름은 성별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구현하는데 큰 도움이 되겠지만, 가끔은 어느 선까지 성별에 따른 역할이나 지위가 없어져야 하는지 혼란스러우며, 많은 부분은 차별이 아닌, 분별로 성별별 역할 분담이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녀가 육아를 분담하는 건 차별을 없애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여성이 군대를 가는 건 차별을 없애는 게 아닌, 성 분별로 안 가거나, 전투가 목적인 군대가 아닌, 다른 방향으로 국방의 의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이렇게 남성들이 점점 여성화되어 가는 것은 인류 진화 속의 자기 가축화가 아닐지 모른다.



인간의 자기 가축화란? 


스스로의 가축화란 인간이 자신을 다른 인간이나 집단의 소유물로 여기고, 그들이 지시하는 대로 행동하거나 생활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종종 사회적인 제약, 규범, 예절 등을 따르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가족, 집단, 사회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욕구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필요성 등이 우리를 스스로 가축화한다.  그러나 이러한 가축화가 과도해지면, 자유와 창의성, 존엄성, 사회적 참여 등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인간이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사회화되는 과정이지만, 사회화를 위한 가축화와 스스로의 가축화에서의 적절한 경계가 필요하다. 스스로의 가축화를 피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생각과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지고, 독립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대 사회 시스템과 인간의 자기 가축화는 깊은 연관성이 있다.

현대 사회에서는 노동 분업과 생산성 증대를 위해 일부 인간들이 다른 인간들의 지시와 규범을 따르는 일종의 "기계"로서 취급되는 경향이 있고, 우리는 스스로를 회사의 노예라고 우스갯소리로 규정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전 국민에게 각자에게 주민등록 번호를 부여하고, 지문을 수집하여 국가 데이터베이스 안에서 관리한다. 유럽의 대부분의 국가들은 이는 개인의 인권을 침해한다며, 지문 수집&주민등록증을 부여받지 않는다.     

이러한 시스템은 개인의 생각과 행동을 규제할 수 있고, 개개인들을 그룹이나 집단에 소속시키고, 관리하는 데 효율적이다. 하지만, 개인의 자유와 존엄성을 지키는 것과 창의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방향에는 해가 될 수 있다. 



잠깐 딴 예기로... 

며칠 전 인생 동반자와 예기 중에 이런 예기가 나왔다. 

"세상 모든 아기 동물들은 본능적으로 스스로의 귀여움을 어필한다." 

아마도 그들은 생존을 위해선 성체의 보살핌이 필수이기 때문에 보살펴 주고 싶은 외모, 귀여운 외모가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우리가 혐오스러워하는 뱀이나 도마뱀도 새끼(아기)는 귀엽다. 

왜 모든 생물의 아기들은 귀여운 것일까? 진화론적으로 귀여운 아기동물들만 살아남았기 때문일까?


아이들은 그들의 귀여운 외모로 하여금 사회 속의 동료들이 그들을 돌보고 지원하려는 경향을 이끌어내며, 이는 집단 내에서 협력과 안전을 증진시키며, 생존에 유리하다. 


동물행동학자 콘라드 로렌츠(Konrad Lorenz)  / Kindchenschema  유아도해 (baby schema)   

https://www.wired.kr/news/articleView.html?idxno=2499


광고계에 3B (Beauty, Baby, Beast) 효과라는 게 있다. 미인, 아기, 동물의 이미지들은 소비자들의 주의를 끌고, 본능적으로 호의를 가진다는 법칙이다. 아마 요즘 인스타 인기 쇼츠들도 이 셋이 주인공인 쇼츠가 대부분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언젠가 어떤 책에서 읽은 내용 중에, 인간의 자기 가축화에 대한 내용 중에 다른 포유류에는 없지만 인간만의 가진 특징? 자기 가축화의 증거로 아래 두 가지를 설명했다. 


1. 인간은 얼굴이 붉어진다. 

인간을 신뢰를 만들기 위해 얼굴에 감정을 드러낸다.  인간과 유전자적으로 99%가 같은 침팬지도 이렇지 않다.


2. 인간의 눈에는 흰자위가 있다.

우리는 흰자위가 있어서 서로의 눈동자가 어디를 보고 있는지 서로의 시선을 알 수 있다.  



잠깐 다른 예기로 

2019년 개봉했던, 라이온킹 실사 영화는 평이 안 좋았다. 난 그 이유로 주인공들의 눈동자 때문이라 생각한다.

침팬지들은 실제로 눈동자의 흰자위가 없지만  혹성 탈출의 주인공인 침팬지들의 눈동자엔 희자위가 있게 묘사되었지만, 라이언 킹은 실제 사자의 희자위가 없는 눈동자 그대로 표현되었다. 

이는 인간은 상대방의 눈동자의 시선을 따라 감정이입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혹성탈출의 침팬지에게는 있던 감정이입이 라이언킹의 사자에겐 없었던 것이라 생각한다.  



인간은 수 세기, 수 천년동안 많은 동물들을 가축화시켰는데, 우연, 또는 의도적으로 친근하고, 순한 개체를 골라 번식시켰다. 그렇게 늑대는 개가 되었고, 아프리카들고양이는 고양이가 되었다. 

이외에도 가축화된 수많은 동물들(양, 소, 돼지등)에겐 이전 조상들과는 다른 공통적인 특징들이 있다. 

어려 보이고, 미성숙해 보이며, 어린아이와 같은 모습을 가지고 있다. 


인간도 마찬가지였다. 다정한 인간이 많은 자녀를 낳아 세대를 이을 기회가 컸을 것이고, 다정함은 생존에 유리했을 것이다. 

쉽게 말해 늑대가 개가 되는 과정을 우리 인간도 겪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야만성? 남성성? 은 시대가 지나면서 사라지고 있다. 



http://www.astronomer.rocks/news/articleView.html?idxno=85253 

https://brunch.co.kr/@kwansooko/437

https://n.news.naver.com/article/028/0002645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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