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경 / 프리스마
표지 상단이 복잡하다.
제목은 잘 지었다. 과감하고 강렬하게. 행여 J. 루소의 책 제목과 비교될까하는 걱정할 법도 한데, 그런 염려않는 용기가 좋다. 하지만 너무 길다. 가뜩이나 긴 제목을 국문과 영문으로 같은 곳에 같은 색으로 쓰는 바람에, 제목이 눈에 띄지 않는다. 오히려 영문 Inequality가 도드라져 보인다.
피라미드 이미지가 저자의 의도를 잘 전달한다. 하지만 시커멓게 뭉개져 보이고,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사이의 이분법적 불평등인 것처럼 보여서 아쉽다. 조금 더 세밀하게 그렸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피라미드는 노동 밖에 팔게 없는 사람들과 뭐라도 조금 가진 사람들, 그리고 그보다 조금 더 가진 사람들 등등이 저마다의 위치에서 서로가 서로를 짓밟으면서 만들어내는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피라미드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누가 뭐래도 매우 훌륭한 책이다. 전공자도, 학자도 아닌 일반인이자 생활인인 저자가 “언제 어디에서 종착지를 만날지 전혀 알지 못한 채 단지 강렬한 영감과 몇 가지 실마리만 믿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을 따라오다 보니 여기에까지” 왔다니 참 놀랍다. 긴 세월 동안 스스로 지적으로, 감정적으로 나태함을 경계하며 살아왔을 저자를 응원한다. 그리고 그가 계속해서 글을 쓰고 발표해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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