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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서율 Jan 07. 2024

뉴욕의 4시 반처럼 살고 싶다.

눈 내리는 Newyork

뉴욕은 이토록 아름다운데 저는 죽고 싶었습니다.

이유는 없습니다. 그냥 그런 생각들이 들었어요.

인생이란 게 별거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밝고 명랑하다는 말도 참 많이 듣지만 사실 저는 그렇지 않은 사람입니다.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지도 않고 시끄러운 것들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런 바보 같은 우울한 생각에 잠길 때쯤,


뉴욕의 4시 반에 흰 눈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하얗고 밀가루 같은 눈이 보슬보슬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가만히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봅니다.


끝이 보이지 않을 것만 같은 고층 건물들 사이에서 하얀 눈이 떨어져 내 볼에 앉습니다. 그리고 사르르 녹아내립니다. 눈이 내려오고 내 볼에 닿을 뿐인데 마음이 이상하게 편해지는 4시 반입니다.


사람도 눈처럼 이렇게 잠깐 내려와 흩날리다 떠나는 것만 같아 위안이 되는 오후입니다.



혼자 간단한 저녁을 먹으러 들린 레스토랑에서 낯선 친절을 받았습니다. ‘아시안계 미국인’으로 보이는 직원분이 저에게 유독 친절히 대해주었습니다. 몇 번이나 필요한 것들을 챙겨주고 맛있냐고 질문하였습니다. 이런 것들에 어색한 나지만 싫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혼자 있는 나에게 말동무가 되어준 그가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빌지를 받고 나는 Tip을 30% 내겠다고 체크했습니다. 그는 나의 빌지를 보더니 Tip을 받지 않았습니다.


왜 Tip을 안 받으실까? 고민하는 순간, 그의 이름표를 보았는데 Lee라고 적혀있었습니다.


Lee라는 이름을 보는 순간 왜 Tip을 거절했는지, 왜 나에게 잘해주었느니 이해되었습니다.


오늘 이 일이 있고 계속 Lee라는 이름이 생각나던 하루였습니다. 고마웠어요. Lee!!


뉴욕의 비 오는 4시 반

From. 한서율


당신의 4시 반은 어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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