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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서율 Jan 16. 2024

뉴요커는 록펠러에서 블루보틀을 마신다.

Newyork에서 한서율

뉴욕의 4시 반, 해가질 무렵

록펠러센터 Rockefeller Center에 다다랐을 때 예쁜 트리를 넋 놓고 보았다. 5만 개의 체리 전구가 반짝였다가 그리고 0.0001초 만에 꺼졌다 다시 켜지며 빛을 냈다.


뉴욕에 와서 가장 재밌는 건 전광판이나 가게 간판들, 그리고 여러 가지 랜드마크 등의 해설을 직접 눈으로 읽어내는 일이었다.

영어 문해력도 키우고 "세계 최고의 카피라이터"들이 쓴 문구들이 나를 마구 자극시켰다.


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 등에 걸리는 전광판들은 아무나 쓴 게 아니다. 정말 심장을 울리는 주옥같은 문구들은 나를 설레게 했다. 영어가 주는 느낌은 한글과는 다르게 나름의 '멋'을 지니고 있고 나는 그 느낌을 사랑한다.


'작가'라면 반드시 영어 문해력을 갖추어라고 말하고 싶다. 원서는 번역서와는 느낌 자체가 다르다.

이렇게나 넓은 세상에서 훨씬 폭넓은 세상과 마주 할 수 있는 건 영어 문해력 덕분이다.

우연히 들린 서점에서 산 영문 소설이 너무 재밌고, 뉴욕의 대마냄새도 차차 적응되고 있다.

계속 맡았다간 대마에 손댈 것 같아 꾹 참았다. 개인적으론 일반 담배냄새보다는 괜찮다.

 뉴욕을 떠올랐을 때 머릿속에서 가장 먼저 그려지는 트리가 바로 저 록펠러 센터 크리스마스트리다.

이곳에 오면 1987년 백투 더퓨처 Back To The Future 영화 속 커플이 데이트 약속을 할 것만 같은 장소처럼 느껴진다.  촌스러운 팝 POP 속에 영화 주인공 같은 연인들이 두 손을 꼭 잡고 스케이트를 탄다.

그러다 두 연인은 뭔가 하나의 큰 충격에 의해 2024년 속으로 빨려들 것만 같은 촌스러움을 지닌 록펠러 센터가 마음에 든다.  마치 미국 하이틴 시트콤 속 볼이 빨간 젊은 연인들이 사랑을 속삭일 것만 같은 이곳을 나는 사랑한다. 나는 그 시절을 다 보낸 사람인 마냥 흐뭇한 미소를 떠올리며 천천히 분위기를 즐긴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나는 록펠러 센터에 있는 블루보틀에 영문 소설 하나 달랑 들고 향한다. 블루보틀은 사실 미국에서 먹은 음식(?)중 가장 내 입에 맞기도 했다.


커피와 홍차를 좋아하는 나는 한국에서 늘 스벅을 애용했다. M포인트도 써야 하고 집 앞에 스벅이 있어  좋아했다. 전 세계에서 스타벅스가 가장 많이 입점해 있는 '서초구'에 거주하는 것도 큰 영향 중 하나다.

(서초구는 발길 닿는 곳마다 스벅이 있습니다. 10분 이내)


 뉴욕에선 블루보틀이 소울 커피, 아니 소울 푸드가 되어버렸다. 뉴욕은 곳곳에 블루보틀이 보인다. 왜 뉴욕에 블루보틀이 많은지 스벅보다 더 큰 사랑을 받는지는  맛과 향이 증명해 준다. 처음 한국에 블루보틀이 들어왔을 때, 삼성역이 가까워 종종 갈 때마다 길게 줄 선 사람들을 보고 기겁했다. 매장 안에 앉을 틈이 없어 커피 맛이 느껴지지도 않을 정도다. 그 덕분에 블루보틀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뉴욕에서 만난 블루보틀은 정말 마음에 쏙 들었다. 무엇보다 매장이 청결하고 블루보틀 디자인을 좋아하기도 한다. 또한 뉴욕인들이 사랑하는 Think 커피 또한 두 번째로 좋아한다.

(Think커피 소개글도 올리겠습니다.)



"언니 그거 알아?"

"왜?"

"지금 인당 1 커피 시킨 테이블 우리 밖에 없어."

"정말?"

"헐" 진짜네.

"커피값이 너무 비싸서 뉴욕 연인들은 커피를 한 개 시켜서 나눠 마신대."


달러를 환산하니 달랑 커피 두 잔에 28000원이었다.

그렇다 보니 뉴욕 연인들이 커피 한잔을 시켜 나눠먹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이렇게나 멋지고 우아한 곳에서 커피값을 걱정해서 하나만 시키는 연인들을 보며 뉴욕의 이중적인 모습들이 보였다. 살인적인 물가, 그리고 그 속에서 찾는 낭만들. 이게 현실이다.

'뉴욕에서 하루라도 일을 하지 않으면 굶어 죽는다'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니고 사실이다. 현실은 현실인데 또 그 속에서 낭만도 찾는 연인들, 그래도 커플들은 손을 꼭 잡고 커피 한잔을 나눠마시며  모두 웃고 있었다.



뉴욕에서 저랑 커피 한잔 할래요?


Newyork Rockefeller Center-Bule bottle Coffee Newyork

뉴욕 록펠러센터-블루보틀


사진 직접 찍은 사진


뉴욕의 야근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불빛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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