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율
누군가 나에게 취향을 물어보면 선 듯 답변하지 않는다 대체로 둘러대거나 침묵한다.
내가 입는 옷, 내가 쓰는 화장품
내가 듣는 음악, 내가 보는 영화,
내가 읽는 책, 내가 보는 유튜브 채널까지
아무것도 공유하기 싫다는 생각이
든다.
“나만”알고 싶고 나만 갖고 싶고 어디까지나 나의 영역, 나의 취향을 지켜나가는 것,
어린 사촌 남동생이 물어본다.
누나, 이강인 좋아해요?
응...
PSG 자주 입네요
전 사실 ”뽀로로 좋아해요. “
근데 친구들이 뽀로로가 유치하다고
개무시하니깐 혼자서 몰래 봐요.
근데 친구들은 야동 보거든요.
(친구들은 2차 성징이 왔지만 아직 이 친구는 뽀로로를 좋아한다. 뽀로로는 대부분 영유아 시기가 지나면 아이들이 혐오할 만큼 싫어한다.)
야동보단 뽀로로가 건전한 거 아닌가요?
“글쎄....”
음...
예준아... 뽀로로도 어차피 포르노야.
“예??? 왜요!!!!!????? “
그럼, 너 왜 13년 동안 뽀로로를 보니?
포르노는 쉽게 끊기 어렵거든,
너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우리 모두 저마다의 취향이 있어.
그걸 밝혔을 때 저마다의 생각으로 평가하려 해
사람들은 자신의 세계만큼만 생각할 수 있어.
그래서 쉽게 남을 폄하하려 하지.
“취향은 숨기는 거야.”
비밀을 지키는 것은
나의 매력을 지키는 것이다.
그것이 진정 취향의 시대를 사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