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말 걸지 말아 주세요.
내향형 사람은 못 견딘다는 크로스핏
어쩌다 이런 공포스러운 공간에 발을 들인 걸까..
남자 고등학생들이 대부분이고 서로
마주치기만 해도 하이파이브에 긍정 파이팅을 외치는 적응 안 되는 분위기.
『 맨몸 운동』이 많은 편이고 토너먼트 형식이 선호된다
하루는 큰 공을 굴리고 있어서 문 앞에서 큰 공보고 바로 집에 돌아온 적도 있다.
........
‘큰 공’
조금 놀랬다.
남학생들이 “누나” “누나” “누나랑 짝할래 내가 만만해 보이고 넘기기 쉬우니 먼저 짝을 해서 일찍 넘겨 버린다는 소리도 서슴지 않고 한다.
“누나 제가 빨리 죽여줄게요!!”
“누나 괜찮아요 그냥 제가 넘겨줄게요 저랑 짝해요”
쪼그리고 앉는 『 굴욕적 자세』로 남자 고등학생이랑 돼지 씨름 해서 한 번에 뒤집어지면 다들 환호한다. 나는 데구루루 굴러서 아주아주 멀리 떨어진다. 자세는 최대 굴욕, 어딘가 치욕스럽고 어딘가 부끄럽고 어딘가 형용할 수 없는...
관장님이 “서율 씨는 왜 의지가 없어요?” 하고 큰소리로 호통치면 나 자신이 더 쪼그라들고 기를 펼 수가 없다.
“누나 삼겹살 먹으러 가요”
아니 나는 못 가.. “에~~~ 이” 같이 먹어요
적응 안 된다.
그렇게 나의 첫 크로스핏은 막을 내렸다.
사실 뭘 해보긴 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