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미용실인가? 병원인가?
일단 대충 트레이닝복을 입고 야구모자 눌러쓰고 운전대를 잡는다. 물론, 쌩얼이다. 머리도 감지 않았다.
피부과, 성형외과 가는 날은 당연히 절대 화장을 하지 않는다. 썬크림도 안바르고 반드시 마스크를 낀다.
최근 피부과와 성형외과에 자주 다니면서 드는 생각들이 있다.
정기적인 목적성시술 외엔 이곳을 자주 그냥, 버릇처럼 오가면 절대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일단, 병원 실장들을 만나고 나면 정신이 더 피폐해진다. 나이는 많아 보이지만 빵빵하고 어색한 피부 덕에 억지동안으로 보이는 실장들은 주로 영업을 담당한다.
그 실장들과 잠시 상담을 받고 나면 내 얼굴도 저렇게 될까 봐 무섭다.
뭐 여러 가지 시술들을 설명받고 콜라겐을 넣을지 말지 결정하고 의사를 기다린다.
그들은 내가 콤플렉스가 아닌 곳까지 다 뜯어고쳐야 할 것처럼 말한다.
나는 생각지도 못한 결점을 그들은 찾아낸다.
그래서 보이지 않던 부분도 그런가?라는 생각이 머리를 지배하게 만든다.
물론, 1년에 적어도 한두 번은 정기적 관리를 해준다.
하지만 너무 빠지면 안 된다. 정신적으로 오히려 피폐해진다는 걸 느끼는 요즘이다.
그래서 더 이상 피부과, 성형외과에 너무 자주는 가지 않아야겠다고 결심했다.
병원에 앉아있으면 다양한 사람들이 와서 접수를 한다.
젊고 예쁜 20대 초반의 어린 여자인데 "여기가 꺼졌다." "저기가 꺼졌다." "뭘 넣고 싶다."며 접수하는 곳에서부터 투덜투덜 댄다.
한 성형외과 원장은 성형외과 오는 고객 중 머리를 감고 오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말한다. 젊고 젊은 20대 나이에 왜 그리 우울해하는지 집에 가서 샤워하고 머리를 먼저 감아라고 조언한다고 말한다.
한 성형외과 원장은 53kg까지 살을 안 빼면 턱을 깎아 주지 않는다고 말한다. 살이 빠지면 생각이 달라진다고 말한다. 그렇게 양심적으로 어린 여자들을 집에 돌려보낸다. 이런 원장은 드물지만 있다.
성형에 빠진 여자들은 외적인 문제보단 정신적인 문제가 훨씬 많다는 말에 진짜 정말 공감한다.
건강한 '나'는 피부과나 성형외과가 만들어 주는 게 아니다.
나 스스로 건강한 '나'를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