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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형외과 신한솔 Feb 10. 2022

운동 하루 이틀 할거 아니잖아요

우리나라 엘리트 체육의 현실

  아이들은 자란다. 이건 너무 당연한 명제다. 아이들은 자라기 때문에 치료를 하건 교육을 하건 지금 현재가 중요한 게 아니라 미래를 보고 장기적으로 아이한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이 너무나 당연한 명제가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에서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 


  엘리트 체육은 생활 체육의 반대되는 의미로 사용되는 단어로, 재능 있는 소수의 아이들에게 집중적이고 체계적인 체육 교육을 받게 하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참 좋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이 집중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의 목표가 이 아이가 훌륭한 운동선수가 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에 상을 받고 실적을 쌓는 것이며, 이로 인한 폐해는 실로 어마 어마 하다. 


  https://www.mlb.com/pitch-smart/pitching-guidelines


  아이들의 스포츠가 활성화되어 있는 미국은 각 연령에 맞춰서 이만큼의 운동을 허용한다는 기준이 있다. 우리의 신체는 반복적인 외상과 손상에서 무한히 재생되지 않는다. (사람의 몸은 도마뱀 꼬리가 아니다.) 어릴 때의 과도한 운동은 아이들의 발달과 장기적인 성장과 운동 능력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따라서, 이에 대한 기준이 정해져 있는 것이다. 



  이러한 기준이 없어 아이들이 과도한 운동에 내몰리는 현실도 안타깝지만 더 큰 문제는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고, 병원 처방에 따른 충분한 휴식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건 운동을 쉬어야 해요"
  "제가 너무 아파서 쉬고 싶다고 몇 번 말씀드렸는데 소용없었어요..."


  항상 반복되는 대화다, 축구를 하는 친구도, 무용을 하는 친구도, 테니스를 하는 친구도, 육상을 하는 친구도. 병원에서 코치님과 전화도 하고, 빼곡히 진단서를 적어서 일어날 수 있는 후유증을 적어서라도 일단 운동을 멈추게는 만들지만 그때뿐이다. 


  아이들에게 스테로이드 성분이 들어간 주사를 권장하는 분도 봤다. (스테로이드 성분은 도핑 문제 때문에라도 전문 운동선수들에겐 금기이다. 다만 우리니라에서 학생 체육은 도핑을 하지 않으니 오히려 이를 악용하는 것이랄까.) 


  이 모든 일이 일어나는 이유는, (어디까지나 매우 개인적인 분석이다.) 이 아이가, 이 학생이 얼마나 훌륭한 운동선수가 될 수 있는가 보다, 지금 당장의 대회 성적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어른들이 미래를 함께 생각해 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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