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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스푼 Dec 14. 2022

내가 만난 코로나

알게 뭐야




코로나에 걸린 지 3주가 지났다.


거의 다 회복되었다는 짧은 글을 어제 올렸는데... 밤새 다리가 많이 저렸다. 아침에 모관운동을 엄청 했는데도, 회복이 잘 안 된다. 그러고 보니 며칠 전부터 그랬다. 혹시나 싶어 인터넷 서치를 했다. 다리 저림을 검색하자마자 코로나 다리 저림 이 연관어로 뜬다... 염증 발현이 평소 약한 혈관부위를 공격하여 블라블라... OTL


나의 코로나는 발병부터 후유증까지 중증은 아니지만, 다양하고 소소한 증상들이 시시각각 변하는 듯하다. 이 병은 피할 수 있다면 최대로 피해야 하는 병이 틀림없다. 누군가는 증상이 거의 없지만 누군가는 생사의 기로를 헤매는 병이며 나처럼 이것도 저것도 아닌 애매한 상태의 연속이다.


그 애매한 상태의 나조차 해야 할 일을 미루고 계속 휴식을 취하는 상황이다. 배창호 감독님의 러브 스토리에 대한 가슴 벅찬 감상도 이미 잊은 지 오래다. 영화를 다시 보아야 기록이라도 옮길 수 있을 거 같다. ㅠㅜ


코로나가 처음 유행할 무렵부터 오프라인을 통한 사회관계를 거의 단절하고 살았다. 우리는 여행도 식당도 친지들과의 모임도 거의 마다했다. 대외적인 활동이 많은 호랑이 신랑은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홀로 안방에서 지내는 기묘한 생활을 지속했다.


식사도 모두 각자의 미니 테이블에서 따로 했다. 하지만 이제 온 식구가 코로나에 걸렸기 때문에 경계가 조금 느슨해졌다. 재감염을 조심해야 하는데...^^;


그러고 보면 나의 SNS 활동은 코로나 때문에 시작된 것이라 해도 무방하다. 온라인 속 사회적 관계는 생각보다 따스했다. 특히 인별의 일상툰 계정에서 맺은 인연들이 끈끈하여 심적으로 많이 위안된다.


코로나 덕에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자 온 가족이 다 함께 브롤 스타즈라는 게임에 입문하기도 했다. 사실 브롤 스타즈를 시작한 계기는 영국에 있는 친구 아들이 둘째와 동갑인데, 가끔 카톡 음성전화를 통해 게임 참가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게임을 모르던 아이들에겐 기쁜 일이었다.


그 후 아이들은 닌텐도, 쿠키 런 킹덤, 로블록스 등의 여러 게임으로 영역을 확장했지만 신랑과 나는 여전히 브롤 스타즈 게임만 즐긴다. 특히 나는 올망졸망한 캐릭터들이 예쁜 데다 손가락 운동은 치매예방에 좋다는 핑계로 더 열심이다. 아이들말로 쪼렙이었지만 이제 하수 신세는 면한 중수쯤 되시겠다. ㅎㅎ


브롤스타즈에 심취한 한스푼 ㅋㅋ



••••••


그런데 말입니다.


더 이상 쓸 말이 생각나지 않아 끝맺어야겠어요. 코로나 얘기로 시작해서 게임 얘기로 끝나는 두서없는 글의 한없이 가벼움은 어찌할까요?


잘 모르겠어요. 그저 황미나 작가의 오래된 작품의 제목과 황당한 결말이 떠오를 뿐입니다.


"알게 뭐야"




덧)  이제 코로나도 대면치료가 가능하여 통원으로 수액 치료가 가능한 병원들이 있습니다. 염증반응이 올 때 초기에 수액치료를 하면 확실히 효과가 있어요. 다만 증상에 따라 보통 두 세번은 하셔야 더 효과가 있는 듯요. 아이들도 저도 대면치료가 불가했던 초창기에 걸렸다면 정말 안좋은 상황이었을 거라 생각하며 그나마 요즘이라 다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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