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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스푼 Sep 01. 2023

뒤늦게 올리는 슈퍼 블루문 이야기

마음의 나이






오! 슈퍼 블루문이 뜬다고?


슈퍼 블루문이 뭔데? 슈퍼에 가면 살 수 있나? 아니면 아주 오래전 보았던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블루문 특급인 건가? 시답지 않은 농을 마음속으로 웅얼거리며 밤하늘을 보았다.


호랑이 신랑과 아이들은 내가 화장실에 있는 동안 이미 한차례 하늘을 보며 소원을 비네, 달이 엄청 크고 시원해 보이네 하며  한바탕 시끌벅적거린 뒤였다.


구름도 거의 없는 맑은 하늘에 달이 둥그렇게 떠있는데, 말 그대로 커다란 조명이었다. 어둠을 뚫는 그 찬란하고 어여쁜 빛에 방충망을 열고 사진을 찍으려 했으나… 아뿔싸! 내 폰은 보급형이라 야간 사진이 영 아니었다. 줌으로 찍어도 별로고 그냥 찍어도 별로였다.


그냥 눈으로 담고 기억하자 하는데 문득 뜨인 망원경 하나. 오래전 둘째가 유치원에서 받아온 거라 별 기대 없이 눈에 대었는데…


우와! 달이 폴짝 뛰어 눈앞으로 다가왔다. 그 눈부신 빛에 눈이 멀 것만 같았는데, 정말 계수나무 아래 옥토끼가 절구를 찧을 것만 같은 달이었다.


아니다. 어쩌면 정말 절구를 찧는 옥토끼가 내게 윙크를 하고 있었을지도 모르지.


그저 내 마음이 나이 들어 더 이상 보이지 않았을 뿐…






예전에 책보고 연습한 그림.(탱고 추는 사람은 내가 좋아해서 추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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