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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스푼 Jun 17. 2022

브런치를 먹다

마음의 양식






"O O 야, 혹시 브런치라고 알아? 나, 브런치 작가 됐다!"

"어, 언니, 브런치 알지. 브런치 먹으려고?"

"그렇지, 브런치는 먹는 거지!"


나의 삶은 평범하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집안일을 하면 시간이 훌쩍 지난다. 보통 아침을 소홀하게 되는데, 배꼽시계가 울면 그제야 아점을 챙겨 먹기 일쑤다. 물론 예쁜 카페에서 먹는 브런치와는 차원이 다른 평범한 아점이다. 아점을 먹고 커피  잔을 마신다. 미혼 시절에 입도 대지 않던 커피는 육아를 시작한 이후 나의 필수템이 되었다. 카페인이 부족한 체력을 보충해주기 때문이다.


오늘은 평소와 다른 아침을 맞이했다. 잠에서 깨어나는데, 온몸이 삐그덕 삐그덕 비명을 질렀다. 특히 어깨와 팔이 아팠다. 잠을 잘못 잤나? 생각해보니, 어제 결심한 '나만의 루틴 만들기' 중에 줌바를 추며 안 쓰던 근육을 사용한 결과다. 아쉽게도 12시 전에 자는 것은 실패했다. 인별에 달린 댓글의 답을 하느라 예정보다 늦게 잤다. 하루 만에 일부 미션을 실패했지만, 그래도 더 노력해 봐야지.


아이들을 보내고 '국민건강체조'를 시작한다. 내가 국민건강체조를 하는 이유는 이 음악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국악을 베이스로 한 음악이 정말 경쾌하다. 가벼운 듯 결코 가볍지 않은 동작을 6 분간 따라 하면 온몸이 스트레칭된다. 다음으로 '열정의 줌바 춤추기'다. 예전에 딱 한 달 배운 적 있는데, 취향에 맞아 가끔 유튜브를 보며 따라 했었다. 반복적인 운동을 싫어하는 나로서는 음악도 듣고 운동도 되는 일석이조다. 30분을 채우기 위해 최소 대여섯 번 이상의 다른 곡을 소화한다. 30분에 다다르면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는다. 힘들지만 기분은 최상이다.


오늘은 아점 대신 오랜만에 아침을 먹었다. 밥을 먹는데 마음이 설렌다. 할 일이 생겼기 때문이다. 커피를 마시며 새로운 아점 - 브런치를 다시 먹는다. 이번에도 예쁜 카페의 브런치가 아니다. 글을 작성하는 방법과 다양한 기능을 소화하는 중이다. 다른 작가님들의 글도 읽어본다. 대장금의 솜씨로 빚어낸 다양한 장르의 글들이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펼쳐지고 마음의 허기를 메운다. 영글지 못한 나의 필력이 미천할 따름이다. 이 글도 올릴까 말까 고민하다가 올린다.


민망함을 누르고 차곡차곡 일지에 기록하다 보면 지금보다 맛난 브런치를 만들 수 있는 재료가 되지 않을까? 그리고 그날이 오면 나의 글도 누군가에게 따뜻한 마음의 양식이 되기를 소망한다.





브런치를 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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