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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스푼 Aug 02. 2022

벌써 8월이라니!

시간 순삭








어린 시절의 어느 날, 그날은 숙제가 많았다.


하교 후 숙제를 하던 나는 책상에 엎드려 까무룩 잠이 들었더랬다. 그러다 화들짝 놀라 일어났는데, 책상 위로 드리운 한줄기 햇살을 보고 숙제도 다 못했는데 벌써 아침인 줄 알고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심장이 쿵쿵 뛰는 가운데 고개를 두리번거리니, 아침의 분주함이 아닌 무언가 여유로운 느낌이 들었다. 부엌에서 달그락달그락 엄마가 요리를 하는 소리와 황금빛 햇살이 부드럽게 방안을 비추는 모습을 보고 아직 저녁도 되지 않은 오후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는 잠깐 졸았을 뿐 아침이 아닌 늦은 오후라는 사실이, 갑자기 나의 시간을 풍요롭게 늘려주는 마법 같았었는데...  이제는 착각이고 뭐고, 그냥 자고 일어나면 어느새 내일이 오늘이고 오늘이 어제가 되어버리는 급행열차에 올라 정신없이 달려가고 있는 것만 같다. 세월이 유수라는 말이 실감 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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