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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찰리한 Apr 22. 2021

왜 써야 했냐면!

변화가 필요했고 작은 습관은 결국 삶을 바꿀 수 있다!

2020년 11월부터 2021년 2월까지 아이들과 자는 시간 빼고는 항상 붙어있었다. 아이들을 양육한다는 건 감사하고 고맙고 행복한 점도 많지만 그에 못지않은 어려움과 힘듦 역시 있다. 본인의 감정대로 행동하고 말이 안 통하다 보니 소통도 어렵고 좀 쉬고 싶어도 쉬지 못했고 집안에서만 갇혀 지내다 보니 그야말로 아수라장은 따로 없었다. 그리고 그 힘듦이 코로나 블루라는 단어에 걸렸고 온갖 부정적인 생각들을 '코로나 블루 때문이라고 하지 않겠다' 면서 다짐했지만 뜻대로 안 됐다. 업무가 바빠진 아내는 내가 원하는 만큼 집안일이나 양육을 도와줄 수 없었다. 잘하지도 못하는 육아에 더더욱 잘할 리 없는 집안일까지 산더미다 보니 아이들에게 짜증을 넘어서 화를 냈고 아내한테도 고스란히 화를 냈다. 그러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했지만 다음날이 되면 아이들과 반복되는 일상에 감정노동을 하다 보니 역시나 되풀이됐다. 내면의 세계가 망가지기 전에 마음의 위로가 필요했다. 브런치에서 여러 작가님들의 글을 보며 위로를 받으려는데 '회복탄력성'이라는 책을 소개했던 추세경 작가님의 글을 읽다가 내 모습을 다시 발견했다. 거기엔 3가지 행동강령을 적어놨다.


1. 잘하는 일을 할 것
2. 감사일기를 쓸 것
3. 운동을 할 것

추세경 작가님의 브런치 북 '왜 나를 사랑하는가' 에서 발췌


1번과 3번은 잘 알고 있었다. 잠깐 건강이 좋지 않았을 때 근처 gym에 가서 3개월간 트레이닝을 통해 건강도 회복하고 몸도 좋아지다 보니 자신감과 자존감이 올라갔었다. 잘하는 일을 하는 건 언제나 강조했던 것이다. 하지만 감사일기를 작성한다는 건 너무나 잘 알고 있었지만 한 번도 실행한 적이 없었다. 정확하게는 잊고 지냈다.

매일 되풀이되는 감정노동으로 인해 짜증, 불안, 힘듦, 분노, 우울 등의 단어만 보게 됐다. 당연히 힘드니까 이런 것들만 생각했지 희망이나 기대, 기쁨 등의 긍정적인 단어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악순환이 연속됐다. 가끔 '이러면 안 되지'라고 마음을 고치려 했지만 과거의 반성만 있었을 뿐 앞으로의 계획 없이 또 반복되는 악순환이 시작됐다. 그런 순환고리를 끊어낼 방법을 찾게 됐고 깨닫게 됐다.

부정적인 상황이나 단어, 요건은 삶을 살아나가면서 너무나 많이 만나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집중해야 할 건 바로 긍정적인 단어였고 그중에도 감사일기를 작성하는 것이었다. 독박 육아의 힘듦 때문에도 그렇지만 남은 인생을 긍정적으로 살기 위한, 선순환을 위한 감사일기가 필요했다.


창피하게도 감사일기를 단 한 번도 써본 적이 없었다. 40년을 살아온 여태껏 반성문은 숱하게 써봤지만 감사를 목적으로 둔 글이나 일기를 써본 적은 기억이 안 난다. 그간 썼던 글들을 읽어보니 추억을 회상하거나 재미있었던, 힘들고 슬펐던 것들에 대해선 많지만 감사를 목적으로 쓴 글이 몇 개도 안된다는 것에 또 한 번 반성했다. 안 써봤기에 감사일기를 쓰는 게 매우 어색하다. 뭘 감사해야 할까? 무엇을 위해 감사를 해야 할까? 시작부터 아주 막막하지만 억지로라도 써보려 한다. 무엇이든 찾아서, 아니면 감사할 일들을 만들어서라도 써보려 한다. 분명 감사일기를 습관으로 바꾼다면 꽤 많은 행동과 생각이 고쳐질 것 같다.



추세경 작가님에게 댓글로 물어봤다. 감사일기를 쓰려는데 작가님의 글을 인용해도 괜찮은지. 그리고 그 대답은 YES 였다. 1달이 훌쩍 넘어 이제야 시작을 작성하고 작가님의 프로필을 보며 다시 한번 감사함을 느꼈다. '나를 위한 글이 당신에게도 위로가 되길'이라는 군더더기 없는 저 짧은 문장이 이다지도 강하게 타인의 마음을 움직이게 될지 몰랐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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