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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토리 Jun 14. 2023

외동아이 과잉보호 경계 프로젝트

육아에세이 │우리 집에 둘째란 없다. 

외동아들 키우면서 가장 경계하는 것은 바로 '과잉보호'이다. 어른들의 외동아이를 보는 시선이 불편해서일까. 나 스스로 외동아이에 대한 편견에서 기인한 것일까. 아이나 어른이나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적절한 자극 속에서 지내야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외동아이는 환경적으로 이런 자극을 받을 기회가 적다. 


나는 그래서 늘 아이에 대한 과잉보호를 경계한다. 아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내가 대신해주고 있지는 않은지, 아이가 원한다고 해서 바로 그 욕구를 충족시켜 주고 있지는 않은지 의식적으로 알아채려고 노력 중이다.  



둘째 계획은 진짜 없는 거야?


아이가 여섯 살이다 보니 주변에서 둘째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다. "둘째 계획 진짜 없는 거야?"라는 말을 들으면 "지금의 행복과 평화로움을 깨고 싶지 않아요."라며 웃으며 답을 하곤 하는데, 처음부터 계획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사실 아이가 3살 무렵 둘째 계획을 했었으나 내가 몸이 크게 아픈 바람에 그 계획은 실행하지 못했고, 앞으로도 실행은 못할 계획이다. 


내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다른 엄마들에게 둘째 이야기는 섣불리 꺼내기가 항상 조심스럽다. 각자 저마다의 생각, 계획과 사정이 있을 터. 내가 주변으로부터 둘째 이야기를 들을 때 불편했던 점 한 가지는 첫째 아이를 위해서 둘째를 낳아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나는 둘째 아이는 둘째 아이를 위해서 태어나고, 셋째 아이는 셋째 아이를 위해서 태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아닌 다른 누군가를 위해 태어나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어서는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한다. 


아이는 동생을 원할 수 있으니 종종 아이 의견을 묻는다. 그때마다 여섯 살 아들은 집에 아기가 있는 게 크게 달갑지 않다는 뜻을 전한다. 현재 나와 짝꿍 그리고 아들의 의견이 일치하기에 우리 집에 둘째 아이는 없을 예정이다. 


어떻게 과잉보호를 안 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아이 하나를 어떻게 하면 잘 키울 수 있을까? 잘 키우는 것의 기준점은 모두 다르겠지만, 나는 아이가 나중에 잘 독립하는 것을 기준점으로 삼는다면 답은 하나이다. 외동아이를 '과잉보호' 하지 않는 것으로 귀결되었다. 잘 독립하려면 어릴 때부터 작은 것이라도 스스로 해나가야 하고, 이때 나의 역할은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네 살 무렵 짝꿍은 습관적으로 계속 차에서 아이를 안아서 내려주는 것을 보고 잔소리한 적이 있다. 나 또한 시간이 충분치 않다는 이유로 아이에게 매번 밥을 떠 먹여주고 있을 때 문득 행동을 멈추곤 한다. 아이가 충분히 해낼 수 있는 행동들임에도 습관이 되어 있는 행동은 쉽게 바뀌기 어려웠다. 환경적으로 한 아이에게 과한 관심을 분산시킬 수 있어야 하는데 외동아이다 보니 이런 부분이 초반에 쉽지가 않았다.  


그리하여 아이 스스로 할 수 있는 부분을 잘 도와주기로 다짐을 했다. 처음부터 혼자서 잘하는 경우는 없을 테니 시간이 걸리더라도 혼자 할 수 있도록 인내심을 가져보기로 결심했다. 아이마다 크는 속도가 다른 것을 인정하고, 다섯 살 때 우리 집 아들을 한동안 잘 관찰해 보았다. 그리하여 다섯 살 때, 엄마의 야심 찬 계획에 시동이 붙었고, 나만의 '과잉보호 경계 프로젝트'를 시작해 보았다.


<야심 찬 엄마의 계획>

집에서는 혼자 밥을 안 먹었지만 유치원에서는 그렇게 혼자서도 너무 잘 먹는다고 하니 충분히 스스로 밥 먹을 수 있을 것이야! 어떤 날은 서툴지만 혼자 양치하는 걸 봐서 습관을 들여주면 가능할 것 것이고! 놀이하며 패션쇼 하듯 옷을 갈아입는 것 보니 외출할 때도 충분히 혼자 입고 벗을 수 있을게 뻔해! 식판을 쓰지 않는 우리 집에서 밥그릇 1개 정도는 싱크대에 가져다 놓을 수 있겠지!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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