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걸 봤을 땐 나도 할 수 있을 줄
성공한 사람들의 말과 조언, 루틴과 방법은 아주 만연하다.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인터넷에 검색만 하면 금방 찾아낼 수 있다. 주변 사람에게 자문을 구해도 되지만 조심스러워지기도 하니 어느 정도 검증이 된 타인의 것을 찾는다. 그 편이 마음도 더 편하고 신뢰가 간다.
베스트셀러가 된 책,
합격 수기,
누군가의 비결.
마치 그 방식을 그대로 따라 하기만 하면 금방 백만장자가 되고, 원하는 시험에 합격하고, 어떻게든 같은 결과에 도달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정말 여기에서만 알려드립니다."
"최초 공개합니다!"
다들 저마다의 꼭꼭 숨겨둔 방법을 세상에 내보인다. 어느 식당의 맛집 비결도, 시험에 합격한 어느 수험생의 루틴도, 가맹점을 늘린 CEO의 지혜도 전부 내놓는다.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동시에 이런 생각도 든다.
'그게 그렇게 좋으면 왜 공개를 해?'
의구심이 들지만, 대부분은 좋은 비결이 맞다. 너무 허무맹랑하면 사기겠지만, 정말 좋은 것은 숨겨두겠지만, 이름을 들어본 회사라거나 그 분야에 몇십 년씩 있던 장인처럼 이미 어느 정도 검증을 끝낸 것까지 마구 의심할 필요는 없다. 사람들이 선뜻 비밀을 알려주는 이유는 한 가지다. 보통은 따라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비결은 굉장히 복잡하고, 정성스럽고, 오래 걸린다. 웬만한 사람은 따라 할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말로는 간단해 보여도 실제로 해보면 생각보다 훨씬 지루하고 버거운 일이 대부분이다. 알려주는 사람도 알고 있다.
• 믿을 사람은 소수라는 것
• 따라 할 사람은 극소수라는 것
• 설령 누군가 따라 했더라도 자기 자리를 위협할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것
그러니 덤덤하게 힌트를 건네고 비결을 공개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성공한 사람을 높은 자리에 올려놓는데, 이바지한 것들은 고작 숨겨진 비밀이나 레시피 몇 개 따위가 아니다. 그 사람의 판단, 인성, 경험, 연줄, 시기 등이 적절히 맞물려 흐르고 지속된 결과다. 비결 하나 알아낸 것은 고작 책의 도입부만 본 것과 다름없다. 그러므로, 비결 하나 알아냈다고 모두 최고가 될 수 없는 건 당연한 일이다.
어디에나 통하는 절대적인 법칙은 없다. 어떤 방법은
특정한 환경, 특정한 시기, 특정한 사람에게만 맞는다. 다른 사람의 방법을 그대로 가져와 무턱대고 실천하려는 순간, 자기가 살아온 삶의 바탕을 송두리째 재조립해야 하는 충돌이 일어난다. 개개인이 가진 다른 조건을 싸그리 무시해 버리는 것이다.
'분명 이렇게 하면 된다고 했는데 왜 안 되지?'
역효과가 일어나는 것은 이런 부조화와 충돌 때문이다. 알려준 사람을 비난할 필요도 없다. 아마 알려준 사람도 거짓을 말할 의도는 없었을 것이다. 그냥 본인과 맞지 않았고 그 사람한테는 맞았을 뿐이다.
누군가의 방식이 나에게도 딱 맞다면 그것이 오히려 축하할 일이다. 아주 어려운 일을 해낸 것이니까. 하지만 모든 방법이 맞아떨어지기를 기대하는 건 위험하다. 맞지 않는 방식을 붙잡고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건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많은 성공법은 한 분야만 집중하여 다룬다. 그것이 가장 자신 있는 것이기도 하고, 여러 분야를 다루게 된다면 집중이 분산되어 전문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치킨집 사장이 갑자기 백반집 얘기를 하면 조금 의아하지 않을까? 정말 치킨으로 성공한 게 맞는지 의심이 피어나게 될 것이다.
삶은 한 분야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중요한 건 어느 하나에만 절대적으로 통하는 방법이 아니라, 내가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선택 과정에 적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다른 사람의 방법은 참고하기에는 좋다. 잠깐 적용해 보거나 일부만 가져와 쓰는 것은 충분히 도움이 된다. 하지만 평생을 걸어야 하는 길에 남의 지도를 그대로 들고 가는 건 꽤 위험하다. 그건 정말 말 그대로 남의 이야기가 담긴 남의 지도이기 때문이다. 내가 걸어온 길이 있고 삶이 있는데, 남과 같기를 기대하면 안 되는 것이다.
남의 방식도 생각해 보면 그다지 특별할 것도 없다. 시야를 넓혀 멀리 들여다보면 공통된 것 몇 개로 결론이 난다.
• 어떻게 무너질 뻔했는지
• 어떻게 다시 살아났는지
• 어떻게 했을 때 가장 오래 버텼는지
이것이 꾸준히 맞물려 결과를 내면 곧 '성과'가 된다. 결국 저마다 맞는 '내 방식'을 공개한 것뿐이다. 이걸 아는 것이 곧 나만의 방식이다. 자신의 것을 한 번 만들어 두면 공부에도, 일에도, 관계에도, 어떤 상황에도 무너짐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남의 방법을 잘 습득하고 따라가는 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느리더라도 자신만의 방법을 단단히 만드는 사람이 오히려 더 멀리 갈 수 있다. 가장 빠른 길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가장 흔들리지 않고 돌아올 수 있는 길이다.
누군가의 정답을 참고하되, 실패해도 다시 쓸 수 있는 나만의 방식을 하나씩 만들어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