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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돛이 없는 돛단배 May 31. 2024

학교

오늘은 문득 학창시절의 기억들이 떠올랐다. 

그때나 지금이나 어려운 순간들이 많았지만, 

특히 학창시절은 나에게 많은 상처와 기억을 남겼다.


초등학교 때, 

손바닥을 맞을 때 손바닥을 제대로 못 펴서 회초리?가 손에 잘못 맞는 경우가 많았다. 

모르긴몰라도 다른 애들보다 훨씬 더 아팠으리라..


또 선생님이 그날 날짜에 해당하는 번호를 골라 책을 읽으라고 시킬 때가 있었다. 

그럴 때마다 긴장해서 몸이 경직된 채 읽어야 했는데, 

그 수치심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물론 선생님이 나쁜 의도로 시키신 건 아니었지만, 

나에게는 아주 큰 스트레스였다.


고학년이 되면서는 어린 저학년 아이들이 내 걷는 모습을 흉내 내면서 놀리는 경우도 허다했다. 

그래서 아이들이 잘 다니지 않는 학교 뒷 산길로 피해서 다니곤 했다. 

같은 반에도 내 걷는 모습이나 말하는 모습을 흉내 내는 친구가 몇 있었는데, 

그때마다 화가 나기도 하고 울고 싶기도 하고 마음이 무거웠다.


고등학교 3학년 수능 전날, 

후배들에게 선물을 받는 행사가 있었다. 

모든 3학년 학생들이 한 자리에 모여 후배들에게 선물을 받으며 웃음꽃을 피우던 그날, 

나는 유일하게 선물을 받지 못했다. 

순간 모든 시선이 나에게 쏠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고, 

얼굴이 화끈거리며 수치심에 몸둘 바를 몰랐다.

그때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친구들은 하나같이 후배들이 준 선물을 들고 기뻐하며 즐거워했지만, 

나만이 그 속에서 외로움과 쓸쓸함을 느껴야 했다. 

다른 친구들이 웃고 떠드는 소리가 멀게만 느껴지고, 

나는 그 자리에 서 있는 것이 너무나도 힘들었다.

행사가 끝난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나는 내내 그날의 일을 곱씹으며 마음이 무거웠다. 

모두가 함께하는 자리에서 나 혼자만 소외감을 느껴야 했던 

그 순간은 나에게 깊은 상처로 남아 있다. 

그날의 외로움과 쓸쓸함은 쉽게 지워지지 않았고, 

지금도 가끔 그때를 떠올리며 아픔을 느낀다.

.

발렌타인데이나 빼빼로데이 같은 날에는 한 번도 선물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못 받은 것 자체는 나에게 당연한 일이었지만, 

그로 인한 쪽팔림은 어쩔 수 없었다. 

친구들이 선물을 주고받으며 웃고 떠드는 모습을 보면서도, 나는 그저 덤덤한 척하려고 애썼다.

이런 기억들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들었을까? 

아니면 더 약하게 만들었을까? 잘 모르겠다. 

다만, 그때의 경험들이 지금의 나를 만든 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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