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그렇게, 살아간다.

by 돛이 없는 돛단배

나는 매일 제약 속에서 살아간다.

몸은 내 뜻을 따르지 않고,

말도 제대로 흘러나오지 않는다.

손발 하나를 움직이는 데조차

힘과 시간이 질질 새어나간다.


그냥 숨을 쉬고 버티는 것조차

지겨울 만큼 힘들다.

'사는 것 자체가 일'이라는 말,

이젠 정말 질릴 만큼 실감한다.


아침에 눈을 뜨는 것부터가

하나도 반갑지 않다.

기대도 없고, 설렘도 없다.

그냥 또 하루가 시작됐구나 싶을 뿐이다.


움직이지 못하는 시간 속에서

생각만 괜히 빙빙 맴돈다.

하지만 그 생각들조차

어딘가 흐릿하고 끊긴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고,

말로, 글로 꺼낼 기회도 없다 보니

내 안의 생각들은 더 단순해진다.


아마 내 생각은 얕고,

단조롭고,

지루할지도 모른다.

나 스스로도 그걸 안다.

어쩌면 이게 내 한계일지도 모른다.


별 수 없다.

그냥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

그걸 바꾸기엔 이미 지쳐버렸다.


그래서 나는 상상한다.

상상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까.


걷는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발을 내디딜 때 오는 작은 충격,

균형을 잡으려 흔들리는 몸.

아무렇지 않게 걷는 사람들을 보면

그게 얼마나 멀고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지 모른다.


한 걸음 한 걸음 이어지는 리듬.

그 리듬이 쌓여

하루가 되고, 인생이 된다는 것.

나는 그걸 멀리서 바라볼 뿐이다.


달리는 상상도 해본다.

빠르게 달리며 얼굴을 스치는 바람,

숨이 가빠지고, 심장이 뛰는 그 감각.

아마 온몸이 아플 테지만,

그 순간만큼은 머릿속이 텅 비는 기분일까.

그래서 부러워진다.

아무 생각 없이 달릴 수 있다는 게.


손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면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을까.

컵 하나 드는 것,

버튼 하나 누르는 것조차

이렇게까지 어려울 필요가 있을까 싶다.


다른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보며

나는 가만히 상상해본다.

움직일 수 있다면

나도 뭔가를 만들고,

뭔가를 제대로 해보고 싶다.


일렉기타도 쳐보고 싶다.

손끝으로 줄을 누르고,

코드를 바꾸고,

소리를 하나하나 만들어내며

내 안에 갇혀 있는 것들을

어디까지 꺼낼 수 있을지 해보고 싶다.


방 안 가득 울리는 소리 속에서

조금은 살아 있다고 느낄 수 있을까.


어떤 느낌이고, 어떤 기분일까.


말하는 것도 쉽지 않다.

내 목소리는 엉키고,

생각은 말을 만들기 전에 끊겨버린다.

그래서 그냥 입을 다물게 된다.


표현할 기회도, 방법도 없다 보니

생각 자체가 흐릿해진다.

아마 내 생각은 얕고,

깊지 않고,

별로 특별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 그게 내 한계다.

억울해도 어쩔 수 없다.

짜증이 나도 바뀌지 않는다.


나는 그 한계 안에 묶여서

그저 그렇게 살아간다.

느끼고 싶지도 않고,

별다른 기대도 없다.

그냥 하루를 또 넘긴다.


매일이 고단하다.

움직이지 못해 답답하고,

작은 일에도 짜증이 난다.


하지만

이 모든 감정들은

크게 터지지 않고,

천천히, 무겁게 바닥에 깔린다.


그냥 그렇게,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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