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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누우리 May 10. 2018

우리의 사랑만큼은 영원할 줄 알았다.

영화 - 라이크 크레이지 (2011)  : 브런치무비패스

누군가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인생에서 기적 같은 일이다. 우리는 그 만남이 언제나 영원하기를 꿈꾸지만 얄궂은 운명은 우리의 뜻대로 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영화 '라이크 크레이지'의 남녀 주인공 애나(펠리시티 존스)와 제이콥(안톤 옐친)의 만남도 그랬다.


*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이 글에 사용된 영화 이미지는 Daum 영화에서 가지고 왔습니다.





누구나 사랑에 끝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우리 사랑만큼은 특별하기에 영원할 거라고 믿는다. 아니 믿고 싶었다. 그러나 그 눈부신 사랑에도 끝이 다가오는 순간이 있다. 그 사랑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1. 사랑의 시작


애나와 제이콥도 LA이 어느 대학 수업에서 처음 만나 바로 사랑에 빠진다. 모든 사랑의 시작이 그러하듯 끌림에 이유가 없었다. 그저 갑자기 일어난 사고처럼 운명 같은 만남이 갑자기 다가왔을 뿐이었다.


서로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제이콥과 애나, 이것이 그들의 시작이었다.



#2. 눈부시고 찬란했던 그들의 만남


제이콥은 가구 디자인을 전공해서 가구 만드는 일을 하고 싶어 했고, 글쓰기를 좋아하는 애나는 언론인이 되고 싶었다. 각기 다른 꿈을 꾸고 있지만 서로를 바라보는 맘은 하나이다. 이 둘은 그렇게 미친 듯이 뜨거운 사랑을 하고 함께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 중 영국에서 교환학생으로 미국에 왔던 애나는 학생비자 만료로 영국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러나 애나는 제이콥과 헤어지기 싫어 불법 체류라는 무모한 선택을 한다. 애나는 제이콥과 그저 더 시간을 보내고 싶었을 뿐이었다.




#3. 그들에게 닥친 첫 번째 이별의 위기


그렇게 둘은 꿈같은 시간을 보내지만 잠시 헤어짐을 참지 못한 이 선택으로 인해 순풍일 줄만 알았던 이들의 사랑에 위기가 온 것이다. 2개월을 불법 체류한 일로 인해 애나는 다시 미국으로 들어올 수 없게 되었다. 서로 각자 일상을 보내면서 연락은 엇갈리고 되고, 이렇게 장거리 연애에 지친 이 둘은 그렇게 헤어지는 듯했다.


제이콥은 가구 디자이너로 미국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고, 애나는 애나대로 영국에서 잡지사 기자로 자신의 꿈을 이뤄나가면서 그렇게 정신없이 살고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뜨거웠던 우리의 사랑을 그냥 이대로 끝내기에는 너무 아쉬웠다. 다른 사람을 담아보려고 해도 담아지지가 않았다. 그래서 그렇게 둘은 멀어지는 서로를 다시 붙잡는다.




#4. 영국에서의 짧은 재회, 그리고 두 번째 이별


애나가 제이콥에게 자신에게 달려와 주라는 말에 제이콥은 한걸음에 미국에서 먼 영국까지 달려간다. 다시 만난 둘은 애틋하면서도 서로 떨어져 지낸 시간의 공백만큼 조금 어색함을 느낀다. 애나와 함께 보내는 시간 속에서 제이콥은 이방인처럼 겉도는 느낌이다. 서로 그렇게 그리워했지만 일상을 공유하지 못했던 시간만큼 조금씩 멀어져 있었다.



이 어색한 느낌이 뭘까? 반갑고 애틋한 만남이었지만 만감이 교차한다. 제이콥은 애나에게 자신과 떨어진 동안 다른 사람과 잤냐고 물어본다. 애나는 대답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애나도 그에게 묻는다.

그는 “아마도...”라고 대답한다.


서로 이렇게 어리석은 질문을 주고받으며 뭘 확인하고 싶었을까? 애나의 부모님과 함께 만나는 자리에서 애나의 아버지는 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결혼하는 것이라며 조심스럽게 얘기를 꺼낸다. 결혼하면 애나의 막혔던 미국 비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애나의 아버지는 제이콥의 어떤 점이 맘에 들었는지 모르겠으나 그들의 사랑에 든든한 응원자이다.


이런 아버지의 말을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말라고 애나는 제이콥에게 말한다. 그리고 또 한 번의 이별 같지 않은 이별을 한다. 영국에서의 애틋한 만남을 뒤로하고 각자의 삶으로 다시 돌아간 것이다.




#5. 영원한 만남을 꿈꾼 결혼, 그리고 세 번째 이별


그렇게 시간이 흐른 어느 날, 애나가 일하는 잡지사 편집장이 애나를 부른다. 애나가 쓴 글이 너무 좋다며 혹시 좋은 사람을 만났었냐고 물어본다. 편집장도 남편과 장거리 만남을 했었는데 각자 떨어져 있는 시간 동안 찍은 사진을 함께 놓고 보니 언제나 함께 하고 있었음을 자신도 느낄 수 있었다고 애나에게 말한다.


애나는 자신의 글에 영감을 준 사람, 언제나 자신의 맘 속에 있었던 사람, 제이콥에게 다시 전화를 건다.

그리고 함께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

결혼을 하자고 한다.


이렇게 제이콥은 애나와 떨어진 시간 동안 자신의 곁에 있던 새로운 연인 사만다(제니퍼 로렌스)를 버리고 영국에 있는 애나에게 간다. 그리고 둘은 애나의 가족들의 축복 속에서 결혼한다. 그렇게 영원히 함께하며 행복할 줄 알았다.


그러나 운명의 장난은 그들을 다시 힘들게 한다. 희망과 달리 결혼으로도 예전의 불법 체류로 인해 결혼 비자 승인을 받을 수가 없었다. 이 둘은 절망하고 알 수 없는 기류에 휩쓸린다. 제이콥이 영국으로 올 수 있는 방법도 있었다. 그러나 이미 미국에서 가구 디자이너로 자신의 자리를 잡은 제이콥은 선뜻 그 선택이 내키지 않는다. 이 모호한 상황에서 제이콥은 미국에 있는 사만다에게 다시 연락을 한다.


애나는 직감적으로 그에게 정리하지 못한 다른 연인이 있음을 눈치채고 결국 제이콥이 사만다에게 보낸 메시지를 보게 된다. 이 일로 둘은 크게 싸우고 또 헤어진다.




#6. 이젠 정말 끝인 줄 알았다


제이콥은 다시 사만다를 만나고, 애나는 자신의 주변에 오랫동안 있었던 사이먼과 연인이 된다.

애나를 마음 속에 품고 있는 연인 제이콥을 언제나 사랑스럽게 쳐다보는 사만다(제니퍼 로렌스), 애나 사이에서 왔다갔다하는  제이콥 옆에 있는 그녀가 내내 안타까웠다.


애나의 새로운 연인 사이먼(찰리 뷰리)은 '사이먼 가라사대'로 애나가 건강하고 규칙 있는 삶을 살도록 술도 못 마시게 하고 건강식과 운동을 규칙적으로 시킨다. 사이먼은 제이콥이 애나에게 직접 만들어 선물했던 나무의자 (‘like crazy’가  새겨진)를 치우고 그 자리에 고급의자를 선물한다. 그렇게 제이콥 대신 애나에게 하나씩 다가간다. 제이콥이 선물했던 인내심(patient)이 새겨진 은팔찌도 끊어지고 그렇게 제이콥과 애나의 사랑도 끊어진 줄 알았다.


그러나 사이먼이 애나에게 청혼하던 날 모든 상황이 바뀐다. 애나는 그의 청혼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고, 그 순간 운명의 장난처럼 6개월 만에 미국 결혼 비자 문제가 해결이 된 것이다. 애나는 잡지사 부편집장 자리도 포기하고 제이콥이 있는 미국으로 간다. 제이콥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오는 애나를 위해 또다시 자신 곁에 항상 있어줬던 사만다와 헤어진다.




 #7. 미국에서 재회, 그리고 해피엔딩?


이렇게 돌고 돌아 어렵게 다시 만난 제이콥과 애나!


애나가 미국으로 다시 돌아온 공항으로 예전에 마중 나갔던 그때 그날처럼 제이콥은 꽃을 들고 마중 나간다. 그들에게는 이제 행복하게 살 날만 남았다. 그러나 다시 만난 둘은 왠지 어색하다. 애나는 한때 영국에서는 잡지사 부편집장까지 올라갔지만 미국에서는 그렇게 하고 싶었던 언론 일을 제대로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둘이 함께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줄 알았는데 이제 남은 것은 지극한 현실이다. 제이콥과 애나는 오랜만에 만난 어색함을 애써 이겨보기 위해 같이 샤워를 하지만 예전의 느낌과 달라진 서로의 마음을 느낀다.





너 아니면 안 될 것 같아


이렇게 미친 듯이 사랑하고, 그 이별을 받아들일 수 없어 몇 번의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했던 제이콥과 애나! 영화는 이 둘의 감정 변화를 놓치지 않고 하나하나씩 담아내고 있다. 스토리보다 안톤 옐친과 펠리시티 존스의 사랑스럽고 자연스러운 연기가 이 영화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2011년도에 제작된 영화라는 것을 영화를 보고 나서 알 정도로 영상은 감각적이다. 독특한 영상에 독립영화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이 영화는 안타까운 결말 이상으로 우리를 더 안타깝게 하는 사연이 있다. 주인공 제이콥 역할을 맡았던 안톤 옐친이 2016년 꽃다운 나이인 27세에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것이다.


삶이 영원하지 않듯 우리의 사랑도 영원할 수는 없다. 그걸 알면서도 미친 듯이 뛰어드는 것이 사랑이다. 이미 변해버린 마음을 알면서도 뜨겁게 사랑했던 그 마음을 놓을 수 없어 서로 붙잡아 보기도 했다. 그러나 다시 붙잡아 봐도 예전의 뜨거웠던 그 마음이 아니다.


이렇게 영화는 사랑에 관해 지나칠 정도로 현실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사랑의 쓸쓸한 민낯을 지켜본다는 것 자체가 우리에게 힘겨운 일일 수도 있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사랑이 그저 핑크빛으로 이뤄진 세상이 아닌 것을...


누군가를 못 잊고 있는가?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는가?

누군가와 사랑을 시작하려고 하는가?


아무리 지켜내고 싶은 사랑이어도 언제가 죽음이, 아니면 운명이 우리를 그 끝으로 데려가 준다. 그때 후회하지 않도록 지금 맘껏 고백하고 지금 맘껏 사랑하자!


전지적필자시점 영화한줄총평

[★★★☆☆] 두려움 없이 미친 듯이 사랑하자. 헤어진 후에 미련이 남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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