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누우리 May 26. 2019

요즘 나 칭찬받고 싶어

잘했다 잘했다 잘했다~

나이 들수록 받기 어려운 것이 뭘까요?


바로 칭찬입니다.


어릴 때는 웃기만 잘해도, 잘 걷기만 해도 온 가족이 손뼉 치고 칭찬해줬는데, 나이 들면 들수록 칭찬은커녕 욕을 안 들으면 다행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우리는 타인의 인정에 더 목이 탑니다.


누구나 자신이 속한 곳에서 인정받고 싶습니다. 최근에 동갑내기 친구들끼리 모임을 했는데 작은 일에 칭찬해 주니 요즘 들어 처음 칭찬받는다고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는 친구 모습에 그냥 짠했습니다.


남한테 피해 안 주고 살려고 하고 최소한 내 밥값은 하고 살면 잘 사는 것 같은데 왜 이리 서로 칭찬에 야박할까요?


생각해보니 타인으로부터 칭찬을 못 받는 것을 떠나서 자신에게 칭찬하는 것도 참 야박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한테는 할 수 없는 비난을 때로는 자신에게 가혹하게 할 때도 있죠.


또 실수했군!

난 왜 이 모양일까?

내가 문제야.

난 바보 같아.

내가 더 잘했다면 이런 일이 안 일어났을 텐데...


사실 제 얘기이기도 해요. 생각해보면 겸손한 게 아니었어요. 세상이 내 뜻대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데 제가 다 컨트롤할 수 있다는 잘 못된 믿음이 있었죠. 인간관계도 내 의지로 되는 것이 아닌데 내가 좀 더 잘했었으면 상황이 좀 더 나아지지 않았을까 자책하면서 스스로를 힘들게 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착하게 한 일이 나 자신에게 못 할 짓을 했다면 그건 착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물론 그렇게 해서 본인이 괜찮으면 상관없어요.



‘역지사지’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다른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 보라는 말인데, 반대로 다른 사람한테 할 수 없는 말을 나 자신에게도 하면 안 됩니다.


물론 자존감에 대한 오해로 나르시시즘에 빠져 자기 자신만 챙기라는 말은 아닙니다.


하루를 살면서 잘못하기만 하고 살지는 않았는데 지친 저녁에 침대에 누워 잘못하고 상처 받은 일만 생각하지는 않았나요?


심리 연구결과 어떤 일이 끝나고 어떤 것이 좋았냐고 물어보면, 사람들이 좋은 일을 떠올리면서 좋은 느낌만 간직하는 반면에 어떤 점이 안 좋았냐고 물어보면 안 좋은 일을 떠올리면서 안 좋은 감정을 갖기 싶다고 합니다.


사람은 굉장히 논리적일 것 같지만 상황에 따라 감정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그래서 저녁에 감사일기를 쓰면 좋다는 말이 이런 이론에서 생긴 것입니다. 감사일기를 쓰면 좋았던 일을 자연스럽게 떠올리면서 좋은 기억과 감정으로 하루를 평가하게 되는 거죠.


최근에 저는 감사일기 쓰는 것 외에 착한 일을 매일 쓰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녁 11시 59분까지 글을 올리기 위해 그날 내가 잘 한일을 떠올리면 사소하게 한 가지라도 잘 한일이 있습니다. 물론 당연한 일이라 생각한 일을 착한 일이라 쓰는 것이 민망할 때도 있지만 뭐 어떤가요? 잘한 일은 잘한 거니까요.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은 타인을 사랑할 수 없다고 했던가요? 자신에게 칭찬하지 못하는 사람은 남도 칭찬할 수 없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더러워 권력을 탐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